[CEO취재파일] 정문목 CJ푸드빌 대표, 영세상인 보호없는 6.8조 원

국내매출 3배 성장 목표…"3년뒤 중기적합업종 제외 기대"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정문목 CJ푸드빌 대표는 4일 CJ푸드월드 코엑스점 기자 간담회를 앞두고, 매장 '의자'를 하나하나 점검했습니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의자가 고급 제품이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직접 의자에 앉아 얼마나 편안한 지를 확인해 본 겁니다. 

정 대표가 의자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될 만큼 국내 외식시장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성장으로 소비가 줄면서 국내 외식 시장은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아웃백, 맥도날드 등 유명 외식업체들이 M&A 시장에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CJ푸드빌은 4년뒤 국내 매출 3조3000억원, 해외 매출 3조5000억원, 총 6조8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내 매출 목표는 현재 1조1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국내 매장은 현재 2100여개에서 4년 만에 3200여개로 1100개 이상 늘린다는 방침인데요.

정문목 대표는 가맹점을 늘릴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3년 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기 적합업종제도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합리적인 역할분담을 유도해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CJ푸드빌이 제시한 6조8000억원 매출 목표의 골자는 가맹점 확대입니다.

결국 가맹점 확대는 중기 적합업종 제외가 전제가 돼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보호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CJ푸드빌 성장은 중기적합업종이 지정된 후 제동이 걸렸습니다.

핵심 프렌차이즈 사업인 뚜레쥬르 매장은 2012년 1300개에서 2014년 1283개로 감소했습니다.

직영으로 운영 중인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도 90개를 넘었지만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카페·디저트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연 100개 이상 매장을 새로 열며 분투하고 있습니다. 다만 카페시장도 포화 상태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어 투썸플레이스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

정문목 대표의 기대대로 3년뒤 중기적합업종에서 외식, 제빵 사업이 제외된다면, CJ푸드빌의 고민은 해결될 것입니다.

검증된 맛과 서비스, 공격적인 투자로 CJ푸드빌 매장들은 늘어나고, 국내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중기 적합업종에서 제외되면 어려운 경제상황에 영세상인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조사한 '대기업 한식뷔페 출점 영향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에서 '계절밥상', '자연별곡', '올반' 등 한식뷔페가 개장하면 주변 5km내 음식점 45%의 매출이 평균 15.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CJ푸드빌은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투자하겠다는 내용도 밝혔습니다. 

중국, 미국 등에서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비비고 등 CJ푸드빌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았다며, 2020년까지 3조5000억원을 해외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단순히 해외에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한식을 세계에 전파해 한식을 글로벌 외식문화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CJ푸드빌이 영세상인들과 상생에 더 신경을 썼다면, 이날 간담회 내용이 더 빛났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SBSCNBC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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