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금감원은 이달 중순까지 삼성생명·교보생명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친 뒤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보험업계와 금감원에 따르면 14개 생명보험사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2천465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미지급 액수가 가장 많은 ING생명(815억원)을 포함해 신한생명(99억원), 메트라이프(79억원), PCA생명(39억원) 등 7개 회사가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생명(607억원), 교보생명(265억원), 한화생명(97억원) 등 '빅3'를 비롯해 알리안츠·동부·KDB·현대라이프 등 7개사는 2년의 보험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대한 지급 결정을 대법원의 판결 이후로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소멸시효 판결과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금감원은 보험사들에 대한 제재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금감원은 삼성생명·교보생명 현장검사에서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수와 금액, 지연이자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순찬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 입장에선 자살보험금 지급이 지금 당장은 쓴 약이나 실적을 악화시키는 독과 같을 수 있지만, 지급을 미루다 보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돼 나중에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삼성생명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