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찌라시'에 12조 원 출렁한 한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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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이 담긴 한 줄짜리 '찌라시(미확인 정보)'에 한국 증시가 지난달 30일 요동쳤다.

이날 정오를 전후해 시장에는 '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3시 발표 예정. 엠바고'라는 내용의 미확인 정보가 급속도로 퍼졌다.

이 회장이 사망하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주가가 8%대로 수직 상승하는 등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 등 지배구조 관련주 주가가 한때 급등했다.

이후 "사실이 아니다"는 삼성 측 부인이 나오자 상승분을 일부분 반납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의 장중 시가총액 최고치는 309조 원, 시총 최저치는 297조 원으로, 하루 새 12조 원이나 출렁거렸다.

전적으로 허위 찌라시 유통 탓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이 회장의 사망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신속히 답변을 보냈고, 삼성그룹 측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즉각 부인하면서 다행히 파장이 더 확산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허위 찌라시성 정보 한 줄에 요동치는 한국 증시의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노출했다.

시장에선 한 줄짜리 거짓 찌라시에 대한민국 주식시장 전체가 휘둘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금융당국은 공매도나 주가조작 세력의 개입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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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주식 발행물량의 0.5% 이상을 공매도할 경우 매도자의 신원 등을 공개하도록 한 공매도 공시법의 이날 시행과 관련, 일부 세력이 고의로 찌라시를 유포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공매도 대량 보유자의 숏커버링(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주식매수)을 예상하고 작전세력이 사전에 관련주를 사들인 뒤 찌라시를 유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이날 매매 내역을 심리해 이상거래 정황이 포착되면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유관 기관에 조사 결과를 넘길 방침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찌라시 정보는 문서 형태로 많이 유통돼 오다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 확산 이후 유포의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유포 범위도 넓어지면서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허위 사실이나 비방글이 담긴 찌라시나 경쟁사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작성돼 유포된 사례 적발도 늘고 있다.

반면 최초 유포자 색출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증시에서의 주가조작은 수많은 개미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성 범죄행위다.

당국은 이번 소동에 작전세력이 개입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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