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와르르…"단기 패닉 불가피"

코스피 일중 변동폭 108.80p…4년10개월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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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단기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표 중반부터 탈퇴 쪽에 무게가 실리자 코스피가 한때 1,9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은 즉각적으로 충격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위험자산 회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발을 뺄 것으로 보여 당분간 극도의 혼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선택했다.

개표 결과 탈퇴 의견이 52%로 잔류 의견(48%)을 앞섰다.

이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요동쳤다.

브리메인(Bremain·영국의 EU 잔류) 기대감으로 2,000선을 넘어 출발했던 코스피는 개표 결과에 따라 시시각각 민감하게 반응했고, 결국 전 거래일보다 61.47포인트(3.09%) 급락한 1,925.2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2012년 5월18일(62.78포인트)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또 코스피의 장중 고점(2,001.55)과 저점(1,892.75) 차이는 무려 108.80포인트로, 2011년 8월9일(143.95포인트) 이후 약 4년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그동안 시장은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을 훨씬 크게 봤다"며 "그래서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잔류 쪽에 포지션을 다 가지고 있었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탈퇴가 결정되자 패닉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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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오늘의 충격이 브렉시트의 영향을 모두 다 소화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당장 미국과 유럽 증시도 우리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고, 이것이 우리 증시에 악순환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여파가 국내 증시를 뒤덮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일제히 관련 회의를 열고 향후 증시 전망과 투자전략을 논의했다.

증권사들은 당분간 코스피의 급락이 불가피하다며 최악에는 1,800선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시장은 브렉시트를 기정사실로 하며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줄 만한 뉴스가 터질 경우 7∼10% 낙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코스피는 최소한 1,900선이 무너질 것"이라며 "1,800선 초반까지도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850∼1,880선이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반등 여부는 브렉시트 이슈의 지속 기간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국내 2분기 실적 시즌 등과 같은 복합적인 요소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코스피가 단기 급락 후 재빨리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 달 코스피는 1,900∼2,03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급락 요인 발생했지만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진척되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의 유동성 공급확대가 이어지면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지수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투자에 유의하면서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릴 것을 당부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EU 회원국의 연쇄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브렉시트 투표의 여파가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당분간은 채권이나 금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선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수가 추가 하락하게 되면 우량주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주가가 내리고 나서는 환율 수혜주의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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