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운명의 주총 D-1…신동주 '공세' 신동빈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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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아들 신동주·동빈 형제가 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일 세 번째 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과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5일 오전 9시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나란히 참석, 우호 지분을 모아 표 대결에 나설 예정이다.

주주 투표 안건은 지난달 신동빈 전 부회장이 직접 제안한 신동빈 홀딩스 대표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홀딩스 사장의 해임안이다.

지금까지 관행대로라면 비공개 주총에서 거수 형식으로 찬반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

◇ 신동주, "그룹 위기 신동빈 책임" 부각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날짜가 임박할수록 동생 신동빈 회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주총에서 모두 동생에게 패한만큼,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필사적으로 주주들에게 신동빈 회장이 롯데의 총수로서 부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야하는 처지다.

현재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 롯데 홀딩스 주요 주주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확실한 우호 지분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광윤사 정도 뿐이다.

이처럼 객관적 지분 판도에서 여전히 열세이지만, 신 전 부회장은 최근 한국에서 롯데 그룹이 비자금 의혹 등으로 대대적 수사를 받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승패의 키를 쥔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를 집중적으로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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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부회장은 22일에도 "한국 롯데그룹에 대해 보도되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25일 주총에서 해명하라"며 홀딩스에 질문서를 보냈다.

질문서에는 "(롯데홀딩스가) 진상규명 노력을 했느냐", "보도로 불안을 느끼는 종업원들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했느냐", "의혹이 제기되는 신동빈 회장을 유임시킬 것이냐" 등을 포함한 25개 문항이 실렸다.

한 마디로 현재 그룹이 겪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의 책임이 신동빈 회장에게 있으니 홀딩스 대표직, 한·일 롯데 '원톱(one top)' 자리에서 내려와야한다는 주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25일 주총장에서도 해임안의 제안자로서 이 같은 취지로 해임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 신동빈, 주총서 '실적' 강조…주총 후 의혹 해명

반면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은 세 번째 승리를 거의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15일(한국 시각) 신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미국 액시올 합작법인의 에탄 크래커(분해) 공장 기공식에서 "주총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도 "현재의 위기에서 경영권까지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어떻게 될지 홀딩스 주주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광윤사를 제외한 나머지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관계사 등은 여전히 신 회장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일단 홀딩스 주주 가운데 임원지주회와 관계사의 경우 현재 지주사 홀딩스의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만큼 이번에도 신동빈 회장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10년 이상 근무한 과장급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 안에서도 '이상 기류' 조짐은 없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종업원지주회의 표는 각 회원(직원)이 개별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의결권을 위임받은 종업원지주회 대표(이사장) 1명이 주총에서 표를 행사한다.

이번 주총이 정기주총인만큼, 신 회장은 우선 지난 1년간 일본 롯데의 성적표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015년도 롯데홀딩스 일본 사업 매출은 2014년과 비슷한 약 3천600억엔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40억엔으로 8%이상 늘었다.

최근 10년래 최대 이익이라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투자도 크게 늘린다.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홀딩스는 2011~2015년도 약 500억엔 수준이던 설비 투자액을 2016~2020년 850억엔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신 회장의 해명은 주총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을 기업 주총에서 거론하는 것 자체가 워낙 민감한 일인만큼, 최대한 언급을 자제할 것"이라며 "공정한 표 대결이 끝난 뒤에야 신 회장이 주요 주주들을 일일이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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