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값비싼 산양 분유 알고보니…덜 낸 관세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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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아이들한테 무조건 좋은 것 주고 싶으니까 아이 처음에 출산하고 나서는 산양 분유 먹이는 분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보통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수입을 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FTA로 관세는 많이 내려갔는데 가격은 그냥 그대로 받는다면서요?

<기자>

이거 되게 비싸죠.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데서 산양, 혹은 소도 풀어놓고 자연 속에서 풀 뜯어 먹고 나온 우유니까 "이거 천연이다. 유기농이다." 이래서 많이들 좋아하시는데, 이걸 우리나라 회사가 수입을 해서 백화점 같은데 파는데 8백 g 한 통에 한 4만 원 정도, 일반 분유 두 배 반, 다른 유기농 분유보다도 한 30% 비싼데, 아까 말씀하신 이유 때문에 워낙 잘 팔리고 있죠. 엄마들한테 인기입니다.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윤진경/서울 구로구, 주부 : 더 싸게 구하려고 엄마들이 '(해외)직구'를 많이 하고 그러는 거잖아요. 일단 좋은 것을 먹여야 하니까 비싸도 먹이는 게 부모 마음이죠.]

작년부터 FTA가 돼서 호주 같은 경우에 관세를 덜 내게 되는 건데 저 회사가 호주에서 들여오는 그런 분유 중에 60%는 세금이 아예 안 붙습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오는 산양 분유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 일단 10%는 세금을 안 내고 있는데, 이 세금 줄인 이유는 그만큼을 소비자들이 싸게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거잖아요. 혜택을 보게 하겠다는 건데, 두 회사 다 값을 내리지를 않고 있습니다.

관세 내릴 걸 회사가 꿀꺽한 셈이죠. 그런데 취재를 들어가니까, 호주산 분유 회사 쪽은 값을 내리겠다고 그래도 인정을 했습니다. 곧 내릴 것 같아요.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박경배/해당 분유 업체 부장 : 한·호주 FTA가 발효되고 나서 (관세 인하) 혜택을 2015년에 받은 건 사실이고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고객들에게 알리고, 인하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뉴질랜드 산양 분유는 관세 아낀 거 얼마 안 된다면서 값을 안 내리겠다고 했는데 법적으로는 이 줄인 관세만큼 값을 내리라고 할 방법은 없습니다.

회사가 알아서 해야 되는 건데, 또 비싸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직 있어서 사주니까 계속 그러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결국은 소비자가 바뀌어야 업체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래도 소비자 바뀌는 건 시간이 좀 걸리니까요. 업체가 좀 양심적으로 먼저 내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내일 휴업에 들어가는 어린이집이 꽤 되는데, 이게 맞춤형 보육 이 문제 때문이라면서요?

<기자>

아이 키우는 분들은 다 대충 아실 텐데, 정부가 아빠만 일하는 집은 아이를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맡기지 말고 집에서 키우고, 맞춤 반이라고 부르는 한 여섯 시간 정도 되는 반에 맡겨라. 이런 제도를 다음 주에 시행을 합니다.

여기 반발해서 전국에 어린이집 한 1만 곳 정도가 그걸 하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해서 오늘, 내일 항의 차원에 문을 닫습니다.

[형혜지/어린이집 교사 :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서 먼저 가는 아이들이 있을 때는 남아 있는 아이들이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지원금이 줄어들면 (운영에도) 타격을 입게 됩니다.]

전체 어린이집 중에 오늘 쉬는 데가 4분의 1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 해당하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맞벌이 부부 이런 분들은 오늘 아침 되게 정신없으실 거예요. 맡기기가 너무 어려우니까.

[어린이집 학부모 : 아빠가 하루는 휴가를 냈고 하루는 일을 안 하는 친구한테 어렵게 부탁해서 좀 멀지만 맡기게 됐어요.]

이 문제는 그러니까 맞벌이가 아니고 집에 있으신 분들은 예산 아끼기 위해서 어린이집 이용을 좀 줄여야 되는 것 아니냐, 집에서 길러야 되는 것 아니냐, 반대로 저출산 시대에 정부가 좀 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논쟁이 이제 시작이어서, 다음 주에 시행이 되면 더 시끌시끌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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