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XX 마트에 떴다"…생크림, 갑자기 '귀하신 몸'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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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생크림입니다. 생크림 케이크, 그냥도 먹고요, 음료 위에 올려주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 맛있는 생크림을 앞으로 먹기가 참 힘들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같은 데는 공급계약이 돼 있어서 사서 쓰는 데 문제가 없는데 지금 물건이 달려서 작은 가게들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저희가 한 곳을 찾아갔는데, 디저트 카페예요. 여기서 커피도 팔면서 직접 디저트를 만들어서 파는데 장사 초반인데 주로 파는 호두 파이가 다 떨어져 가고, 저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다른 과자를 만들 생각을 못 해요. 생크림을 두 통밖에 못 구해서 아무리 뒤져도, 물건을 만들 수가 없는 겁니다.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최애경/카페 운영자 : 저희가 이제 생크림으로 할 수 있는 게 마카롱하고 호두 파이 이렇게 있고, 답답하죠. 아침이 되면 걱정이 되는 거예요. 메뉴 때문에요. 찾는 분들은 항상 그걸 꼭 찾으시거든요.]

가게가 이러니까 일반인들 중에도 구하려면 더 어렵습니다. 대형마트에 가도 한 달 사이에 물건이 4분이 1이 줄게 들어가서 살 수가 없어요.

[김광중/마트 유제품 담당 : 현재 저희가 70개에서 80개 정도는 들어와야 대량 구매나 일반 고객들한테 판매가 되고, 그런데 저희가 지금 현재 들어오는 수량은 15개에서 한 20개 정도밖에 안 될 거 같습니다.]

이 정도라서 인터넷에는 "내가 지금 생크림을 어디서 샀다. 난 성공했으니까, 빨리 가서 사세요." 목격담, 구매담, 연예인들 목격담처럼 올라오는 수준입니다.

<앵커>

생크림이 이렇게 애틋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이렇게 귀하게 된 걸까요?

<기자>

우윳값이 비싸서 우유를 지금 덜 먹고 있잖아요. 그 영향 때문인데 왜냐하면, 우유가 안 팔려서 그동안 이걸 말려서 탈지분유로 만들어서 보관을 했거든요.

그런데 탈지분유라는 게 탈 지방, 지방을 빼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부산물로 나오게 바로 생크림입니다. 탈지분유 같은 경우에 지금 우유가 안 팔려서 저장 가능한 양의 3배까지 쌓여있어요.

그래서 탈지분유를 더 많이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탈지분유를 만들어야 생크림이 나올 텐데, 생크림의 유통기한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미 만들어 놓은 탈지분유는 있지만, 생크림은 지금 달리는 상황인 거고, 우유 생산량을 안 팔려서 줄였기 때문에 생크림도 덩달아서 안 나오는 데다가 탈지분유를 만들기는 만드는데, 여름에는 우유가 지방이 적어서 나오는 양 자체가 생크림이 적다고 해요. 겹쳤어요, 모든 문제가.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유제품 업체 관계자 : 겨울철에는 (원유) 유지방 함량이 4.4%까지 높은 반면, 여름엔 3.7%까지 유지방 함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생크림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여름 내내 가을 될 때까지도 생크림 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윳값 내리고 탈지분유값 내려서 많이 먹고 다시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들 하는데 그게 지금 제도적으로 안 돼서 문제입니다.

<앵커>

무슨 제도 때문에 안 될까요?

<기자>

왜 쌀값 정해서 수매하듯이, 정부가 정해서 수매하듯이, 정부가 지금 우윳값을 딱 정해서 농장에서 짠 우유를 얼마에 사라고 이렇게 정해놨거든요. 그러니까 우유가 안 팔리면 값을 낮춰서 우유 회사가 팔아야 되는데 원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거기다가 탈지분유 쌓아놓은 것도 이제 꽉 창고에 차서 울며 겨자 먹기로 더 이상 못 만들고, 그러면 차라리 그냥 원 플러스 원으로 산 건 다 밀어내는 생크림 안 만들고 밀어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 현상을 정부가 나서서 왜곡을 하면, 결과적으로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인데, 곧 올해 우유 수매가를 정부가 또 정하는데, 과연 이렇게 가격을 정부가 정해서 사게 하는 게 맞는 건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논의해봐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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