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폭발적 인기 '1리터 주스'…용량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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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학생들이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1ℓ짜리 주스 사 먹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이게 아무래도 싸게 사서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건데, 문제는 1ℓ라고 광고를 하는데 이게 턱없이 모자란다고요?

<기자>

이런 사소한 것에 마음이 상하잖아요. 주스 이런 간판 보신 분 꽤 있으실 텐데, 주로 대학가 같은 젊은 층들이 많이 있는 데를 중심으로 장사를 하는데, 가장 큰 회사 같은 경우에 전국에 이미 매장이 5백 개가 넘어갈 정도로 인기입니다.

이만한 1ℓ짜리를 3천 원도 안 되게 판다니까 주머니 사정 빤한 젊은 층들이 줄을 서서, 은행처럼 번호표 받아 가면서 사 먹습니다. 인기입니다. 한 번 상황을 보시죠.

[매장 직원 : (246번 손님.) 엑스라지면 1리터인가요? (네. 이 컵이에요.)]

1천5백 원짜리 작은 컵 먹는 것보다 XL 큰 컵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양껏 마시는 게 좋겠다. 이런 식으로 부추겨서 파는 거죠.

[배진호/대학생 : 그냥 괜찮은 거 같아요. 생과일주스다 보니까 과일을 사 먹게 되면 가격이 비싼데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먹을 수 있어서 자주 먹는 편이에요.]

저라도 사실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런데 광고대로 1ℓ가 맞나, 이 부분이 궁금해졌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키위 주스, 토마토 주스, 사과 주스 해서 저렇게 쫙 사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소비자단체와 함께, 사실 그렇게 복잡한 실험은 아닌데, 길쭉한 비커에 이걸 쭉 부어봤어요. 얼마나 되는지.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키위하고 토마토 주스 20% 이상 적은 780㎖까지 오르다가 말고, 사과 주스 같은 경우에 6백 ㎖도 안 됩니다. 40%도 안 돼요. 그래서 회사 공식 상담전화로 전화를 해서 소비자인 것처럼 물어봤습니다.

"이게 뭐냐, 왜 양이 적냐." 그랬더니 그런 전화가 많았나 봐요. 바로 해명이 튀어나오는 게 손님이 산 그 가게가 적게 넣어준 겁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데요.

[주스 회사 본사 상담원 : (컵이) 돔 형태로 나가기 때문에 (끝까지) 다 그렇게 들어간다면 1리터까지 채워지는 거고, 그렇지 못한다고 하면 부족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전화를 끊고 컵은 그러면 1ℓ가 맞나 맹물을 넣어서 저렇게 또 부어봤는데 가득, 말한 대로 뚜껑까지 채워서 부어봐야 840㎖입니다. 애시당초 이 컵엔 1ℓ가 들어가지가 않아요. 그런데 과연 모르고 팔았을까 하는 부분이 의심스러운 거죠.

[한경미/한국 소비자연맹 센터장 : 본사에서 용기가 제공되는데요. 그 양이 상당히 못 미치는 걸로 봐서는 (본사가) 이걸 몰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많이 주는 것처럼 표시를 해놓고 의도적으로 용기를 작게 만들어서 용량을 속이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서 하루빨리 이런 것은 시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렇게 실험을 한 다음에 다시 연락을 해서 "사실 소비자가 아니고 우리는 SBS 취재진이고, 직접 실험도 해봤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그때서야 머뭇머뭇하면서 "맞습니다. 1ℓ짜리라는 광고를 지우겠습니다." 이렇게 답이 왔어요. 허탈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진짜 속은 듯 안 속은 듯 묘하게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이거 과장 광고 아니라 허위 광고인 것 같거든요. 법적으로 어떻게 안 되나요?

<기자>

허위광고고요, 계량법 위반이기도 하고 그런데 공정위 같은 데서 심사를 하게 돼 있거든요. 걸린다고 하더라도 얼마 돈을 안 물어냅니다. 1컵에 한 3, 40원 정도 최대 물어봐야 그렇게 물어내는데 그러니까 그냥 하는 거죠.

이런 건 좀 제도를 강하게 해서라도 혼내야 될 것 같고, 과연 이거 하나뿐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요, 반대로 걱정은 직접 주스 파는 분들은 잘못이 없어요.

본사에서 준 컵으로 담아서 판 거기 때문에 피해가 없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데, 이것도 본사가 가맹점들한테 설명할 건 설명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져야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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