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중섭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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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 뒤에 보이는 그림들을 보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죠. 자신을 '정직한 화공' 이라고 칭했던 이중섭 화백입니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에서 정직한 화공의 의미가 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무기력해 보이는 세 사람, 일제강점기의 암울함이 느껴집니다.

광복 직후,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흰 소는 당당하게 걸음을 옮깁니다.

부족한 종이 대신 담뱃갑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 속에서 어른은 사랑하고, 어린이들은 웃습니다.

191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이중섭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6·25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다 일본으로 돌아간 아내 마사코와 두 아들을 평생 그리워만 했습니다.

[오늘은 종이가 다 떨어져서 한 장만 그려서 보낼게요. 아빠가 가면 자전거 사줄게.]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이중섭은 마흔 살에 간염과 거식증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무연고자로 세상을 떴습니다.

사후에야 가치를 인정받은 그의 작품은 곳곳으로 팔려나가면서 1970년대 이후로는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뉴욕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국내외 60여 소장처에서 작품 2백여 점, 자료 1백여 점을 대여해 내일(3일)부터 회고전을 엽니다.

[김인혜/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작품들을 다 모아서 그의 생이 어떻게 예술작품에 실질적으로 구현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자신을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라고 칭했던 이중섭 화백, 그 말의 의미를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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