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생일 하루 전 '스크린도어 참변'…안타까운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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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최근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숨진 용역업체 직원 사건에 대해서 지금 파장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원래는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하는데 혼자 일하다가 이런 사고를 당했다면서요?

<기자>

지하철 1, 2, 3, 4호선을 맡고 있는 서울메트로가 용역업체한테 이 일을 맡겼는데, 이 직원은 용역업체 직원입니다.

올해 만으로 18살인데요, 올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갓 7개월 일한 직원인데, "규정 어기고 혼자 갔다가 사고당했으니까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는 게 서울메트로하고 용역업체 측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앵커>

너무 어린 나이에, 정말 사람이 죽었는데 규정을 얘기하는 게 너무 답답한데요, 실제로도 직원 수가 턱없이 부족해서 2인 1조로 다니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요?

<기자>

네, 사고가 토요일에 났는데, 강북의 역이 한 50개 가까운 데를 관리를 해야 해요, 그런데 직원이 다섯 명이었습니다. 한 명당 역이 열 개예요. 그런데 계속 신고는 들어오고 혼자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혼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사고 났던 시간이 저녁 6시 무렵이었는데, 지금 보시는 게 그때 갖고 있던 가방 안 도구들인데 사발면이 저렇게 들어 있었어요, 제일 싼 것 하고 나무젓가락이 발견이 됐는데, 이역 저역 뛰어다니느라 밥 먹을 새가 없어서 저렇게 들고 다니면서 시간만 되면 먹으려고 준비를 했던 겁니다.

[사망 직원 어머니 : 울면서 하는 얘기가 오늘은 하루 한 끼도 못 먹었데요,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4시 30분이든 5시 30분까지 하든 정말 한 끼를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에요. 사발면이라도 미리 사다가 넣어뒀다가 없을 때는 잠깐이라도 이렇게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에요.]

지금 이 하청업체는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뽑힙니다. 적은 돈을 받아서 이윤을 남겨야 되니까 사람을 적게 뽑아서 돌리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사고가 이어지는 거죠.

지금 스크린도어 하청을 주는 서울메트로에서 3년 반 사이에 이거 고치다가 세 명이 숨졌습니다. 문제는 도시철도공사 5, 6, 7, 8호선은 정직원들이 고치거든요. 여기는 지금 사고가 한 건도 없습니다.

2인 1조로 꼭 일하고 규정 지키니까 그런 건데, 그렇게 보면 결국은 이번 사건은 사람 안전을 돈하고 바꿨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고, 이게 결국은 회사 책임인 거지 어쩔 수 없이 혼자 가게 된 18살 직원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조금 문제가 커 보입니다.

<앵커>

이게 처음도 아니고 이번 사건 벌어지기 전에 벌써 두 차례나 사고가 있었는데 왜 아직도 대책이 없었던 걸까요?

<기자>

앞에 두 번의 경우에 숨진 사람 빼고는 누구도 책임을 지질 않았어요. 첫 번째 경우에는 검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회사가 졌던 책임은 과태료 30만 원이 전부입니다.

서울메트로도 앞으로 하청 안 주고 자회사 만들어서 여기서 스크린도어 관리하게 하겠다고 대책을 작년에 발표는 했었는데, 작년에 한 번 더 사고 났을 때, 지금 일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을 데려갈지 말지, 이 문제로 지금 설왕설래를 하는 중이고, 그러는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번 직원도 그렇게 될 줄 알고 굉장히 열심히 일했다 그래요.

[사망 직원 어머니 : 메트로 쪽에서 자회사가 된대요. 자회사가 되면 주어지는 조건이 지금보다는 월급도 올라가고 또 우선에 준공무원이래요. 그 공무원 된다는 그런 거에 저희도 참 어리석은 부모 같고…]

이런 하청업체 안전사고가 사실은 여기사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 산업 전반에서 발생을 하고 있는데, 사고 난 다음 날 일요일은 이 직원의 열아홉 번째 생일날이었습니다.

이 어린 직원의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새 국회도 시작됐는데 진지하게 사회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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