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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오늘의 숫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16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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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는 그 나라의 전통과 정신, 자존심을 상징하는 ‘집약체’라고 합니다. 국보 1호 ‘숭례문’, 보물 1호 ‘흥인지문’ 등 모두 선조들이 후대에 남긴 역사의 산물입니다.

왕권의 상징으로 고종 황제가 착용했던 투구와 갑옷, 고려 세공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라마탑형 사리구,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 우리 선조의 정신이 깃든 문화재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전부 해외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파악한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는 확인된 것만 164,454점(지난 3월1일 기준)입니다.

일본이 전체의 43%에 해당하는 71,375점을 소장하고 있고, 다음으론 미국(45,234점), 독일(10,940점), 중국 (9,806점), 영국 (7,909점), 러시아 (5,303점) 순입니다. 문화 교류 차원에서 해외로 건네진 문화재도 있지만, 상당수는 약탈 또는 불법 밀반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약탈의 상징으로 불리는 ‘오구라 컬렉션’이 대표적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사업가 오구라가 가져간 우리 문화재로, 일본은 이 중 39점을 국가문화재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재는 한번 빼앗기면 되돌려 받기가 어렵습니다. 문화재는 약탈국의 전리품이라는 오랜 역사적 인식, 불법 유출을 증명하기 어려운 현실 탓입니다. 해외를 떠도는 우리 문화재, 더 이상 방치하면 그 때는 정말 되돌릴 수 없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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