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터키 의회에서는 깡패들의 패싸움을 방불케 하는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는 법안을 둘러싸고 야당 탄압을 위한 것이라는 논란이 거셉니다.
이상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터키의 여야 의원들이 얼굴을 붉히며 격론을 벌입니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한 '면책특권'을 폐지하는 헌법 개정안에 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고성이 오가고 서로 멱살을 잡더니 급기야 주먹질이 오갑니다.
삽시간에 의사당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마구잡이 주먹질을 하고, 여성의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지만, 명패며 물컵이며 잡히는 대로 집어던집니다.
수십 명이 뒤엉켜 한참을 싸우고도 쉽게 분이 풀리지 않습니다.
헌법으로 보장된 면책특권을 헌법까지 바꿔가며 폐지하려는 건 전적으로 야당을 노린 정치적 꼼수라는 게 야당의 반대 이유입니다.
쿠르드계 야당 의원을 테러 연루자로 몰아서 처벌하겠다는 에르도안 정권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집권 14년째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 독립운동을 지나치게 탄압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최근엔 시민단체는 물론 언론까지 비판세력에 대한 강압 정치를 펴고 있어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불만이 점차 쌓여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