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군 복무 대신 의경이 되기 위해 삼수나 사수까지 마다치 않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의경 고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인데요. 왜 이런 열풍이 부는 걸까요?
이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긴장된 표정의 의경 지원자들이 체육관을 빽빽이 메웠습니다.
체력 테스트는 윗몸 일으키기와 팔굽혀 펴기.
1분에 20번 이상 해야 합격인데 자세가 나쁘면 바로 탈락입니다.
[1번 불합격. 4번 불합격.]
[김동현/의무경찰 시험 응시자 : 떨어졌어요. (어디서 떨어졌어요?) 팔굽혀펴기요. 팔굽혀펴기요. 다시 한번 꼭 도전해야죠. 서너 번 더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461명을 뽑는 서울 의경 선발시험엔 6,200여 명이 몰려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육군보다 복무 중 개인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고, 경찰 특채에 응시할 수도 있어 삼수, 4수 이상 지원자가 대부분입니다.
[박정대/상경, 의경시험 4수 합격 : 평균적으로 4번 정도 시험 보고 가장 많이 시험을 보는 경우는 8번까지 시험을 봤습니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 군 복무 중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딸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의경의 인기가 높아진 겁니다.
[김준섭/일경, 의경시험 4수 합격 : 6시부터 9시까진 '노 터치 타임'이라 해서 저희만의 시간이 있는데 그때 자기계발을 통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복학 시기를 맞추기 좋은 1월부터 3월 사이엔 의경뿐 아니라 공군과 해군의 모집 경쟁률도 10대 1을 훌쩍 넘습니다.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불경기와 취업난으로 인해서 현실 도피성으로 청년들이 군대를 택하지만, 이 또한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청년들의 절망과 무기력이 더 커진다고 할 수 있겠죠.]
"일단 군대부터 가고 보자", 장기 불황과 취업난에 직면한 우리 젊은이들에겐 옛말이 된 지 오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양두원,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