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남기고 떠난 1평 구둣방의 천사…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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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를 안고 구두를 고치던 중년의 수선공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많은 것을 내주던 그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난한 천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손형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당산역 근처에 한 평 남짓한 컨테이너 구둣방이 있습니다.

이 구둣방의 주인 55살 강상호 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음을 알리는 글 옆으로 꽃 몇 송이와 추모글들이 붙어 있습니다.

"아저씨가 굽던 고구마 향기가 그리워요, 덕분에 따뜻한 겨울이었습니다."

한결같이 세상을 떠난 강 씨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내용들입니다.

실제로 강 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를 '가난한 천사'라고 부릅니다.

1급 지체장애에 기초 생활수급자였지만, 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주이/故 강상호 씨 친구 : 야 이놈아 너 형편도 그런데 그랬더니, 야 내가 그게 편한데 그럼 됐지 그래서 오히려 말한 제가 부끄럽기도 했어요.]

새벽 한 시에 구둣방 문을 닫고 퇴근하면서 폐지를 주워 판 돈으로 이웃 할머니들을 도왔습니다.

[어려운 이웃들한테, 쌈짓돈 주는 재미로 폐지를 주웠어요. 삶 자체는 고단했지만 예뻤어요. 살아가는 모습은 예뻤어요.]

가난해도, 몸이 불편해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걸 몸소 실천한 강 씨를 기리며 친구들은 강 씨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사랑 남기고 떠난 '구둣방 천사'…남겨진 유족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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