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커졌는데 살림은 제자리…기업만 살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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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라의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진 혜택이 국민들보다는 기업과 정부에 쏠렸다는 건데, 결국은 기업의 경영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거라는 지적입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39살 김 모 씨가 다니는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배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연봉은 그다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직장인 : (연봉이) 한 5% 정도 오른 것 같습니다. 회사 영업실적이나 이런 건 상당히 좋아진 거 같은 데, 직원들이 느끼는 연봉 인상분은 그렇게 높지가 않아서…]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GDP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995년 69.6%에서 재작년 64.3%로 5.3%P나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GDP가 연평균 3.8% 늘어난 데 비해 김 씨 같은 가계의 소득은 2.1% 느는 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국가별로 보면, OECD 30개 국가 중 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이 오스트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낙폭이 컸습니다.

우리나라 가계가 유독 경제성장의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비해 국내 10대 그룹이 투자하지 않고 회사 내에 쌓아둔 사내유보금은 7년 새 무려 30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결국 기업이 성장해도 고용과 인건비를 늘리지 않아 그 혜택이 가계에까지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기업 몫이 커지고, 가계 몫이 작아진다 하면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고 결국 경제성장까지 안 되는 상황이 됩니다.]

지금 같은 내수 부진 상황에선 가계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따라 늘고, 다시 기업 생산품이 많이 팔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만큼, 유보금을 늘리고 있는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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