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내가 버는 거에 비해 세금 덜 낸다" 청원한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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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상위 1%의 부자들이 "우리는 우리의 능력에 비해서 세금을 지금 덜 내고 있다."면서 우리가 세금을 더 많이 낼 수 있게 법을 고쳐달라고 정부에 청원서를 진짜로 냈습니다. 물론, 이게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고요, 김범주 기자 이게 미국 뉴욕 부자들이라고요?

<기자>

지금까지 얘기 듣고 깜짝 놀라신 분들 많았을 텐데, 미국 부자들입니다. 이미 뉴욕은 부자들한테 세금 더 걷는 법이 있긴 한데 내년 말까지만 하도록 돼 있거든요.

그런데 1년에 몇십억씩 버는 부자 50명이 주 정부에 "그럼 안 된다. 이걸 아예 영구적으로 만들고 더 세게 만들어서 부자들한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 청원서를 낸 거예요.

지금 나오는 사람이 만화가 월트 디즈니의 손녀고요, 석유왕 록펠러 증손자 같은, 우리나라식으로 치면 재벌 3, 4세들이 있고, 자수성가한 증권투자자 등이 망라돼 있는데 뉴욕에 증권시장이 있어서 안 그래도 그런 걸로 돈 많이 버는 부자들이 있단 말이죠.

1% 부자가 평균 1년에 연봉이 23억 원씩 이렇게 법니다. 나머지 사람들의 평균 연봉의 40배가 넘거든요.

그런데 변호사나 회계사 이런 사람들 사서 도움받아서 일반 사람들보다 세금은 덜 내요. 세율은. 그래서 이 부자들 주장은 일반 사람들보다 최고 3% 넘게 세금을 더 부자들이 내야 된다.

그러면 한 2조 5천억 원 정도를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데, 꼭 필요한데 이 돈으로 일을 해야 된다. 주장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꼭 필요한 데가 어딜까요?

<기자>

주로 중산층 이하의 어려운 사람들한테 부자들 세금 걷어서 도와줘야 된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도로나 터널 같은 거 지어서 경제 활성화하는 데도 써야 된다.

청원서에 이런 글을 넣었어요. 우리는 경제발전에 혜택을 받고 이렇게 부자가 됐기 때문에 사회에 공정한 세금을 낼 능력과 책임이 있다.

그다음이 중요한데, 우리가 경제를 잘 아는데, 잘 보니까 경제가 장기적으로 쭉 잘 나가려면 시민과 지역사회에 이렇게 여러 투자를 강하게 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하는 주장이 아니고, 주지사가 같은 뜻을 갖고 있고 주 의회 다수파인 민주당도 뜻이 같아서 실제로 법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혼자 잘나서 부자가 된 게 아니다. 사회적으로 부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나눠지겠다." 이렇게 주장하는 부자들이 있어서 미국이 저렇게 잘나가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앵커>

부럽네요. 그리고 이어서 김범주 기자가 참 친절하게 우리나라 소식도 함께 붙여주셨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몇십억씩 안 낸 부자들을 국세청이 잘 잡아두지를 못해서 해외로 도망까지 갔다는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또 전해주신다고요?

<기자>

네, 감사원이 서울 지방 국세청만 봤어요. 다른 지역은 더 있겠죠. 원래 5천만 원 이상 세금을 안 낸 사람은 출국금지를 해서 외국에 못 나가게 막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49억을 안 내고 강남에 살던 부자가 있었는데, 출국금지를 해놨어요. 외국에 못 나요, 그런데 담당인 역삼세무서가 "이 사람 출국금지를 좀 연장해주세요." 이렇게 서울국세청에 신청을 했는데, 안 한 거에요.

출국금지가 풀렸는데, 바로 그 다음 날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 부자는 외국으로 나가서 지금 2년 됐는데 돌아오지 않습니다.

외국에 계속 있는 거 보면, 돈이 세금 낼 것 충분히 있는 사람인데, 외국에 있던 고액체납자들이 돌아와도 출국금지를 안 걸어서 4명은 들어 왔다가 다시 제멋대로 나가서 역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는 이렇게 결정한 국세청 직원한테 주의를 주라는 정도로 그쳤는데, 미국 부자는 세금을 더 내겠다는데, 우리 부자는 해외도주를 하고 국세청은 방치하는 현실이 좀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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