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주부 사원' 느는 속사정…대한민국 중년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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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40대 이상 중장년층들의 경제활동 구조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요즘 전업주부의 수가 2년 연속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주부들도 이제 일자리 찾아 나선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은 맞벌이 그러면 주로 20대, 30대를 많이 얘기했다면, 몇 년 사이에 중장년 여성들도 돈을 벌어야 되는 상황이 되고 있어서, 집세에 애들 학원비 등등해서 들어갈 돈은 워낙 많은데 남편이 혼자 벌어서는 감당이 안 되는 집들이 늘어서 그런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대표적인 분을 어제(21일) 만나 봤는데 20년 동안 전업주부로 있다가 그런 이유 때문에 작년 말에 대형마트 계산원이 되신분 얘기를 한 번 들어 보시죠. 공감하시는 분들 많으실 거에요.

[김 모 씨/대형마트 계산원 : 힘들죠. 혼자 벌어서는 뭐랄까 너무 빡빡하다 그럴까요. 저희 집에 대학생이 둘인데, 등록금 대기가 벅찹니다.]

그래서 통계를 잡아보니까, 쉰 살 이상 가정에서 맞벌이 증가율이 엄청 늘었습니다. 더 심하면 남편이 일자리를 잃어서 여성이 직접 가장이 돼서 직장을 찾는 경우도 있겠죠.

그러면서 집에서 가사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전업주부가 2년 연속 줄었는데, 사상 처음입니다. 올해도 2월까지 계속 줄고 있어요.

좋게 보자면 여성들이 내 능력을 가사도 좋지만, 나가서 펼쳐보겠다. 내가 경력을 쌓고 일에서 만족을 찾는 건 좋은 일이고 권해야 될 일인데, 문제는 지금 여성들 찾는 일자리 중에 그만한 좋은 일자리는 사실은 별로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부분 생계 때문에 나가는 거죠.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경제활동에 여성들이 진출하는 것은 좋은 현상 중 하나지만 일자리를 보면 비정규직, 계약직이거나 시간제 일자리가 많습니다. 이건 고용이 불안하거나 급여가 낮기 때문에 사실은 여성들에게 낮은 일자리에 매몰되는 현상도 있고요.]

사실 다른 선진국들은 여성 취업률이 우리보다 더 높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하는 게 나쁜 건 아닌데,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그런 나라들은 사회적으로나 가정에서나 제도적으로 받쳐주는 부분이 있거든요. 나가서 일할 수 있게.

만약 이 방향으로 가는 게 트렌드라면 우리도 거기 맞춰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변화가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중년 여성들이 경제활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중년 남성들도 참 힘드실 것 같은 게, 대기업부터 앞다퉈서 직급을 파괴하고 있어서 부장이 차장 밑에서, 후배 밑에서 일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요?

<기자>

지금 이거 앞의 것과 얽혀 있어요. 남자들의 직업이 이렇게 위태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원래는 나이 먹으면 과장, 차장, 부장, 원래는 올라갔었거든요.

거꾸로 내려오는 일은 없었는데, 회사가 보니까 일단 쭉 올라가다 보니까 조직이 고령화된다. 늙는다는 느낌이 있고, 또 연차가 됐다고 꼭 일을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능력 위주로 하는 게 좋겠다. 후배라도 위로 올리고 선배는 그 밑에서 일하고 그렇게 만드는 실험들이 지금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롯데하고 신세계 같은 유통회사들이 우선 시작을 했는데, 이번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우리도 한다고 발표를 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삼성전자 같은 경우에는 부장 차장을 뭉뚱그려서 수석이란 이름으로 부르려고 하는데, 그러면 10년 터울이 뭉쳐지는 거거든요. 그러면 한참 후배가 팀장을 하면서 지시도 내리고, 또 한가지는 월급이 추월하는 일이 발생이 하게 됩니다.

이걸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적응이 안 된 경우들이 많아서 잡음이 있어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 번 들어 보시죠.

[대기업 인사팀장 : 쉽게 말해, 선배가 후배 말을 따라야 하는 데 오래 조직에 몸담아온 사람 압정에선 당연히 이해가 안 되고 받아들이기도 어렵죠.]

[대기업 직원 : 후배인 상급관리자가 결재를 반려하고 돌려보냈어요. (선배가) 너무 기분이 나쁘니까 몸싸움이 벌어지고 욕설도 나오고.]

그런데 문제는 삼성하고 LG가 이렇게 간다 그러면, 다른 기업들도 "우리도 해야 되나?" 이렇게 움직이는 곳들이 많을 거예요.

"그게 잘 되겠어? 조직이 그렇게 쉽게 움직이겠어?" 이렇게 생각하면서 버티기에는 너무 대세가 될 것 같은 조짐이 보입니다.

그래서 빨리 적응을 해야 되는데 대한민국 중장년으로 산다는 건 남자나 여자나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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