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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난민 캠프에 울리는 맑은 피아노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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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난민 캠프에 맑은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피아노 연주자는 시리아 난민인 누르 알 크잠입니다.

난민들은 크잠이 빗속에서 무사히 연주할 수 있게 손으로 비닐을 들어 천막을 칩니다. 진창이 된 들판에서 아이들은 음악에 귀 기울입니다.

크잠은 시리아에서 피아노를 배웠지만, 전쟁 때문에 3년 전 연주를 중단했습니다. 지금은 독일에 먼저 정착한 남편을 만나기 위해 고국을 떠나 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크잠/시리아 난민 : 제가 그동안 너무 불안했지만, 오늘은 피아노에 다시 손을 올려놓을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아요.]

피아노를 놓아 준 사람은 중국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입니다. 아이는 유럽 전역을 돌며 난민을 위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이는 이번 크잠의 피아노 연주는 특별한 공연도 콘서트도 아니며, 삶 그 자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아이웨이웨이/중국 예술가 : 그녀의 연주는 매우 감동적입니다. 예술이 전쟁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주가 이뤄진 난민 캠프는 그리스 북부 국경에 있는 이도메닙니다. 이곳엔 난민 1만 2천여 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마케도니아를 포함한 이른바 '발칸 루트'에 속한 나라들이 국경을 봉쇄하기 시작해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들은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리스 섬과 본토에서 발이 묶인 난민은 4만 명이 넘습니다.

[엘 마흐무드/시리아 난민 : 우리는 독일로 가기를 원합니다. 마케도니아나 슬로베니아에 머물지 않고, 지나가고 싶을 뿐입니다.]

유럽 정상들은 오는 17일 회의를 열어 터키와 협력을 통해 난민을 터키로 돌려보내고 유럽의 외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난민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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