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바둑 대결하는 인공지능, 투자도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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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9일 세기의 대국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인공지능 로봇 시스템은 이미 국내에서도 좋은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자문가로 본격 활약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들은 올해부터 속속 인공지능 자산관리 시스템인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선보이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을 뜻하는 로보(Robo)와 자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투자자가 온라인 설문으로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투자까지 실행하는 단계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금융사는 작년 12월 말 'QV 로보 어카운트'를 출시한 NH투자증권이다.

현재 이 서비스로 코덱스(KODEX)200 등 3가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에는 소액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펀드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 전용 로보 어드바이저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이달 초 밸류시스템투자자문과 함께 포트폴리오 배분과 운용 업무 등을 소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아이로보 알파'를 선보였다.

삼성증권은 외부 자문사와의 협업을 통하지 않고 직접 개발한 로보 어드바이저를 올 상반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과거 10년간 주식 시장과 현재 시장을 가상의 거래 환경을 재현해 운용전략을 짜는 '투자성과 검증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자체 기술로 로보 어드바이저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중에는 KB국민은행이 올 1월 쿼터백투자자문과 함께 로보 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인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또 KEB하나은행은 이달 초 '사이버 PB'를 선보였다.

이밖에 로보 어드바이저와 비슷한 형태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적지 않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월 말 새로운 홈트레이딩 시스템인 티레이더2.0을 내놓았다.

이 시스템은 상승·하락장에 맞는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유안타증권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5월부터 로보 어드바이저와 비슷하게 투자성향별로 3가지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제시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이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토록 한다.

이 때문에 편리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진화해 보편적으로 활용되면 주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서비스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업체가 늘어났다.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에는 200개 이상의 회사가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보 어드바이저의 운용자산은 2006년 3천억 달러에서 2020년 2조2천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8%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로보 어드바이저는 대면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고객의 리스크 수용도 등 민감한 사안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고, 알고리즘 기반 거래의 유효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 아직은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확산하고 있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수익을 내게 하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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