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다 젖는 한이 있어도 일제에 머리 숙이지 않겠다”며 고개를 뻣뻣하게 든 채 세수를 했던 유명한 일화를 남기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남겼던 역사학자이자 교육자, 언론인 그리고 독립운동가였던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 (1880~1936).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신채호 선생의 혈육인 아들 故 신수범 씨의 아내 이덕남 씨를 만났습니다. 12년 전 말기암 선고를 받은 이덕남 여사는 시아버지인 신채호 선생의 숨결이 남아있는 중국 베이징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아예 이주했습니다.
단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시아버지지만 신채호 선생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이덕남 여사의 표정과 말투엔 자손으로서의 긍지가 역력했습니다. 1970년대 말까지도 신채호 선생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쫓기는 삶을 살게 됐지만 궁핍한 삶에도 시아버지를 기리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고 늘 시아버지의 삶을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는데요, 며느리가 생각하는 신채호 선생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요?
뿐만 아니라, 이덕남 여사와 함께 현재 유일하게 기록에 남아 있는 신채호 선생의 거처인 베이징의 석등암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석등암은 거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으며 빠른 개발붐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기록에 남아 있는 신채호 선생의 자취의 현재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3·1절을 맞아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 여사를 SBS 비디오머그에서 만나봤습니다.
기획 : 맥스 / 구성 : 김나현 / 편집 : 박선하 / 사진제공 : storyd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