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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제목은 <귀향>.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귀향>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적인 상황 묘사와 전통 음악이 어우러진 영상 등 시작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위안부가 주인공인 영화가 처음은 아닙니다. <소리굽쇠>,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그리고 싶은 것>등 여러 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영화 '귀향'도 수익성이 낮을 것 같다는 이유로 홀대를 받았습니다.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접을 뻔했던 영화는 7만명 넘게 참여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제작을 끝냈더니 배급이 문제였습니다. 작년 광복절에 개봉하려 했지만 배급하겠다는 회사가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2월이 돼서야 배급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젠 개봉만 하면 되는 듯 했습니다. 개봉일은 정했지만 문제는 개봉관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틀겠다는 영화관이 고작 40개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는데 이번에도 사람들이 힘을 모아주었습니다. <검사외전>, <데드풀> 같은 잘 나가는 영화들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기록한 겁니다.
어렵게 어렵게 개봉까지 온 영화 <귀향>. 대방성공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감독과 몇 가지 말씀을 직접 나눴습니다.
오기자: 개봉 축하드립니다. 감독님. 지금 만감이 교차할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조정래 감독: 정말 개봉할 수 있을지 저도 의심스러웠습니다. 촬영할 때마다 너무 힘든 순간이 많아 스태프와 눈물을 자주 흘렸는데 이렇게 무사히 개봉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오기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정래 감독: 저는 이 영화가 한번 상영될 때마다 나라 밖에서 돌아가신 피해자의 영이 한 분씩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영화 자체를 문화적 증거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오기자: 관객 분들에게 바라는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조정래 감독: 이 영화는 '봐야하는 영화' 이런 게 절대 아닙니다. 그저 생각이 나면 그 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말씀하셨던 도와달라는 부탁을 저도 관객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는 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감독의 바람대로, 영화 제목대로 한 번의 상영으로 한 분의 영이 오신다면 20만번이 넘게 상영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힘든 목표이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위안부 할머니 영화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