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고급 식당서 2백만 원 먹고 33만 원 계산한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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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서울 경복궁 뒤쪽 북악산 자락에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삼청각이라는 아주 큰 한정식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밥값이 참 비싸기로 유명하거든요. 저는 못 먹어봤습니다. 이 밥을 거의 공짜로 먹고 다니다가 우리 취재진한테 걸렸다면서요?

<기자>

저도 못 먹어 봤습니다. 이게 산기슭에 있어서 서울이 내려다보여서 경치가 굉장히 좋아서 밥값이 비싸요. 제일 싼 게 된장찌개가 한 그릇에 3만 5천 원, 비싼 건 1인당 20만 원이 넘는 코스까지 있는 데인데, 여기서 저희 취재진한테 이런 밥은 내 집 밥처럼 잘 공짜로 먹고 다니는 사람이 잡힌 거죠.

<앵커>

그분이 어떤 분이길래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가요?

<기자>

삼청각을 관리하는 세종문화회관 직원입니다. 임원인데,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면 어떻게 되는지 저희 화면을 보시죠. 저희 취재진이 설 연휴에 이 임원이 가족들하고 삼청각에 온다고 그래서 잠입을 했어요. 밤에 그래서 기다렸습니다.

어떤 음식이 저 방으로 들어가나 쭉 지켜봤는데 한우 육회에 전복, 회에다가 바닷가재가 이런 것들이 착착 들어갑니다. 이게 아까 말씀드린, 삼청각에서 가장 비싼 메뉴입니다.

[삼청각 직원 : 로브스터(바닷가재)가 포함된 메뉴는 1인당 20만 9천 원짜리입니다.]

11명이 먹었어요. 2시간 지나서 그 임원이 밖에 나오는데 얼마 낼지 자기가 정합니다.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삼청각 직원 : 얼마야? (33만 원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5만 원짜리 6장이랑 만 원짜리 3장 (받았습니다.)]

원래 얼마 내야 되냐면, 1인당 20만 9천 원씩 해서 230만 원을 내야죠. 33만 원이면, 부가가치세만 내고 밥 먹은 꼴인데, 내고 나서 뒷말이 사실은 더 재미있습니다.

[난 책잡힐 일 하고 싶지 않아.]

저거 내면 책 안 잡히나 봐요. 그리고 그 옆에 찻집으로 또 옮겨서 차를 마시는데, 이건 아예 돈을 안 냈고요, 저 사람이 이날만 그런 거냐, 전에 삼청각에서 일했던 사람을 만났는데 취재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전 삼청각 직원 : 당시 제일 비싼 음식들이 다 나갔습니다. 술만 20병 넘게 들어갔고요. 총비용은 150만 원 들어갔어요. 그런데 그런 걸 (계산 내역에) 찍지 않고 직원들한테 '찍지 마 그냥 줘' 이렇게 말씀하셨죠.]

저게 4명이 먹어서 150만 원 나왔다는 거거든요. 막걸리가 한 병에 여기 2만 7천 원 합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왜 아무 소리 못 하냐, 저기 직원들은 다 계약직이에요. 저쪽에서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인사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 모 단장/최고급 메뉴 주문 남성 : 저는 3만 원짜리를 먹었는데 삼청각 직원들이 단장 왔다고 뭔가 잘 해줬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3만 원짜리 먹는다고 먹었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거기 제일 싼 된장찌개가 3만 5천 원이고, 3만 원짜리 세트 메뉴는 아예 없습니다. 공기업, 공공기관이 참 많은데 저런 거 없앴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근절이 안 됩니다. 국민 돈, 재산 관리하는데 저렇게 허술해서 되냐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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