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한 '작은 소리상자'…기적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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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비상조치로써 사태를 수습코자 여기 선량한 그대 신민에게 고하노라."

1945년 8월 15일 정오, 정적을 뚫고 떨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짐은 제국정부로 하여금 미·영·소·중 4국에 공동선언 수락의 뜻을 통고케 하였다."

히로히토 일왕이 일본의 항복을 선언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아직 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던 아버지도 일본 잠수함 공장에 끌려가 일하던 어머니도 모두 작은 소리상자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정적은 곧 울음 섞인 환희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빛바랜 저고리 안에서 고이 접어놓은 태극기를 꺼내 거리로 달려 나갔습니다. 민족 해방의 날 그 소식을 처음 알린 것은 '라디오'였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라디오는 세상과 통하는 창이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해 질 녘까지 신나게 공을 차다 때 되면 집으로 돌아가 라디오 주위에 삼삼오오 둘러 앉았습니다. 태권동자들의 모험담을 그린 라디오 만화 '마루치 아라치'를 듣기 위해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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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역사와 추억을 안은 채 지금은 대표적인 올드미디어로 인식되는 라디오. 그러나 누군가에게 라디오는 올드미디어가 아니라 생사를 가르는 생명줄입니다. 2014년, 치사율 60%로 서아프리카를 공포에 떨게 한 에볼라 바이러스. 유네스코가 에볼라 전염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코이나두구(Koinadugu) 지역에 긴급 공급한 건 라디오 방송 설비였습니다.

에볼라에 대한 기본 지식과 예방법을 전파한 결과 시에라리온에서 유일하게 이 지역에서만 에볼라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세계 도처의 난민들에게 라디오는 그야말로 유일한 희망의 끈입니다. 잦은 내전과 대학살로 악명 높은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darfur) 지역 난민들은 정부의 검열을 피해 '라디오 다방가(Radio Dabanga)'라는 방송을 송출합니다.

"이 라디오는 우리에게 식량만큼 소중하다." (칼마 캠프 거주 난민 오마르 아메드)

대피 과정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고, 난민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려줍니다. 캠프 내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려 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연 재해와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의 가장 강력한 협력자이다." (유네스코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국제기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라디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월 13일 오늘은 유엔과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라디오의 날'입니다. 사람을 구하는 작은 소리상자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한 날입니다.

(내용 출처: 세계 라디오의 날 공식 홈페이지)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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