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생산인구 유지 위해 1530만 명 이민 받아야…"

*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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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 나와있습니다.

▶ SBS 김범주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얼마 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 한 마디가 아주 화제가 됐었습니다. 조선족 이민을 대거 받아들여야 된다, 이런 말을 해서 한동안 시끌시끌했잖아요. 왜.

▷ 한수진/사회자:

그랬죠. 그게 여당하고 정부가 저출산 정책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정확하게 저출산 대책 당정협의회에 갔다가 말미에 이런 말을 한거예요.어떤 말을 했냐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저출산 고령화 때문에 온거다. 독일 같은 경우도 출산율이 떨어져서 터키에서 사람 받았다가 문 닫기도 했었는데, 우리는 문화쇼크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이는거다. 이렇게 이야기가 이어져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로, 조선족, 그러니까 중국에 있는 동포들을 귀화시키자는 주장입니다. 이 말을 놓고 비판도 있었고, 정치적으로도 야당 같은 데서 대표 사퇴도 하라고 하고 좀 반발이 거셌었죠. 그런데, 김무성 대표 이 말이 실수냐. 뜬금없이 툭 그냥 튀어나온거냐 하는 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수 아닐까요? 일부러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데요. 최근에 2,3년 정도 사이에 기업쪽, 경제계를 중심으로 해서, 이민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사실 슬금슬금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단일민족이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민감한 문제기 때문에 누가 나서서 막 깃발을 흔들지 않기는 하지만, 군불을 떼고는 있거든요.

김무성 대표가 갑자기 실언을 했다기 보다는, 이런 주장들, 자료들을 보고 있었던게 아닌가, 그래서 그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이민을 받자는건 어떤 뜻에서 하는 이야긴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우리나라 인구, 그 중에서도 생산가능인구라고 불리는 주력세대가 올해를 피크로 해서 꺾이거든요. 경제성장이라는게 자본, 기술력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또 빠질 수 없는게 노동력입니다. 일할 사람이 있어야 물건 만들고 성장을 하잖아요. 그런데 내년부터는 이 생산 가능인구가 해마다 팍팍 줄어드니까, 그 빈 자리를 이민자를 받아서 채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거죠.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어드는데요.

▶ SBS 김범주 기자: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작년에 내놓은 보고서가 있습니다. 열 다섯 살에서 예순 네 살까지를 아까 말씀드린 생산가능인구라고 하거든요. 일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나이대라고 해서요. 이 숫자가 올해가 우리나라 역사상, 단군 할아버지 이래로 제일 많습니다. 3천 7백 4만명이예요.

그런데 내년부터는 줄어듭니다. 1년에 1%씩, 그러니까 40만명씩 인구가 줄어서 2060년이 되면, 45년 쯤 뒤가 되면 2천 187만명으로 떨어지거든요. 그러면 45년 사이에 천 5백만명이 사라지는거죠.

그리고 경제구조도 건강하지 못한게, 지금은 생산가능인구 백명이 일 하기 힘든 노인이나 어린이 37명 정도를 먹여 살리는 구좁니다. 그 37명 중에 노인이 열 여섯명, 어린이가 스물 한명, 어린이가 많아요. 그런데 206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어린이 노인 101명을 책임져야 돼요. 1 대 1이 넘어갑니다.

거기다가 101명 중에 노인이 80명이예요. 이러면 소비도 줄고 생산도 줄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나라 경제가 말이 아니게 될거라는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 인구를 이민으로 채우자는 주장이 있다고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꽤 여기저기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7월에 정부가 연 세미나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가 됐어요.

기획재정부하고 고용노동부가 함께 연,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노동분야 정책세미나' 라는 데서, 전북대 설동현 교수가 발표를 했는데요. 2060년까지, 연평균 7백만명 씩, 총 3억 2천만명을 이민시켜야 된다고 이야길 했어요.

이 설동훈 교수는 2년 전에 이민정책에 도움을 줬다고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로 한게 아니예요. 3억 2천만명 말고도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아까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이라고 말씀드렸던,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이런 주장을 폈어요.

아까 제가 2060년이면 올해보다 생산가능인구가 천 5백만명 이상 줄어든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정확하게는 천 530만명인데요. 이만큼을 이민으로 채워야 된다. 그래야만 국가경제가 지금 수준에서 유지가 가능하다고 주장을 합니다. 3억 2천만명보다는 온건해 보이지만, 천 530만명도 많죠. 이걸 받으면 2060년에는 전체 인구 중에 외국인 이민자가 3분의 1을 차지하게 돼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이게 저출산 대책 중에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는거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기업 쪽 중심으로 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한데 어쩔꺼냐, 이민이라도 받아야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스물스물 나오고 있는건데요. 그런데 만에 하나 이렇게 이민을 받는다고 쳐도,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이 외국인이라면 굉장한 다문화 국가가 된다는건데, 사실 감을 잡기가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러면 아예 다른 문화보다는 중국동포와 일하는게 그래도 낫지 않느냐, 이런 주장을 하는 축이 있거든요. 이런 주장들을 저도 쭉 듣고 있는데, 김무성 대표가 마침 조선족 이민 이야기를 하니까, 어 이거 많이 듣던 이야긴데 여당 대표가 말을 하니까 예사롭지가 않은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게 가능한 문젤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지금 여론 봤지만 정말 어려운 문제고요. 그리고 과연 저출산대책이란걸 제대로 펼쳐보기나 하고 몇천만명에서 몇억명까지 이민 이야기를 하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프랑스가 대표적으로 아주 과감하게, 거의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완전책임지는 스타일로 해서 출산율을 부부당 2명까지 높여놨거든요.

우리가 그런 과감한 정책을 이야기나 하고 있나, 저 동남아나 노동력 풍부한데, 데려다 쓰면 되는거 아니냐는 수준의 생각을 하는거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실제로 아까 말씀드린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미숙련노동자 들은 이렇게 이민을 많이 받으면 임금이 30% 이상 줄어들거 라고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접근법은 건강하지도 않고 실현도 쉽지 않을 겁니다. 일단 진짜 혁신적인 저출산 대책을 고민할 때고요. 반대로, 이민 대책을 가다듬을 필요는 또 있습니다. 지금도 매년 10% 가까이 외국인 거주자가 늘고 있는데, 뚜렷한 대책 없이 진행되고 있거든요. 국제화가 되기 때문에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왕 이민을 받는다면 외국에 고학력자들, 우리한테 없는 전문가들 이민을 받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세운다든가 하는 논의가 필요하고요. 우리도 미국이나 유럽이나, 이민을 굉장히 많이 보내서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인 만큼, 건강한 이민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SBS 김범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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