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전 멕시코 '희대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교도소를 탈옥했던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경비가 삼엄하기로 유명한 교도소의 땅굴을 뚫어 탈출에 성공했는데, 총격전 끝에 반년 만에 다시 체포됐습니다.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시날로아'를 이끄는 호아킨 구스만은 막대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멕시코 지하 경제를 주물러 왔습니다. 두 번 검거됐지만, 그때마다 탈옥해 조직을 이끌었습니다. 구스만은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처음 붙잡혀 마약 밀매와 살인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2년 교도소 세탁 차량에 숨어서 ‘첫 번째 탈옥’을 성공했고, 2014년에 체포됐습니다. 다시 붙잡힌 그는 17개월간 치밀한 계획 끝에 지난해 '두 번째 탈옥'에 성공했습니다. 독방에 있던 샤워실에 지하 10m, 길이 1.5km의 땅굴을 미리 뚫어놓은 뒤 탈옥의 통로로 사용했습니다.
먼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두 번째 탈옥 당시의 모습을 SBS 비디오머그의 영상으로 보시죠.
보신 것처럼 그는 탈옥에는 성공했지만, 곧 다시 잡히고 맙니다.
호아킨 구스만은 탈주 중에 미국의 유명 배우 숀 펜과 인터뷰를 했었고 이 과정에서 노출된 전화, 이메일, 메신저 기록 등이 은신처 추적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숀 펜과의 인터뷰에서 구스만은 마약 밀매를 시작한 사연, 탈옥 경위 등을 털어놨습니다. 결국 그의 탈주극은 자신의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허영심 탓에 반년 만에 막을 내린 것입니다.
호아킨 구스만 체포 직전의 생생한 현장 상황을 SBS 비디오머그의 영상으로 보시죠.
보신 것처럼 멕시코 해군이 탈옥한 구스만이 은둔생활을 해오던 서부 해안도시 로스 모치스의 한 집을 습격했습니다. 진입에 성공한 구스만의 침실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주사기와 항생제 등이 널려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 해군은 기관총으로 무장한 구스만의 부하들과의 치열한 총격전 끝에 5명을 사살하고, 구스만을 포함해 7명을 생포했습니다.
그동안 멕시코 당국은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의 탈옥에 공무원들이 도움을 줬고, 관련 비리에 연루돼 체포된 관료들만 100여 명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구스만을 원래 탈주했던 교도소에 다시 가두는 대신 탱크까지 동원해 경비를 강화했고 24시간 드나드는 모든 차량에 대해 철저한 검문검색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