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G)'가 내놓은 화보입니다. 뭔가 이상한 점 발견하셨나요? 서양인은 포크를 들고 스파게티를 먹는데 동양인들만 한결 같이 손으로 스파게티를 집어 먹습니다.
지난 2일 발표된 이 화보를 두고 국내 온라인상에서는 '동양인 비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탈리아 본사로부터 화보 관련 설명을 듣지 못했어요.”(D&G 국내유통사)
돌체앤가바나의 국내유통사에 문의한 결과 이탈리아 본사로부터 화보 관련한 어떤 입장도 듣지 못했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해외기사 검색중 알게 된 황당한 사실. 돌체앤가바나는 올해 광고와 화보를 떠오르는 소비 대국인 중국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겁니다.
"우리는 여행객들이 이탈리아에서의 여름을 어떻게 즐기는지에 주목했다. 예를 들면, 중국인들이 현지의 분위기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모습들이 있다" (China Daily USA / 디자이너 가바나 인터뷰(2015.12.11) 中)
화보 속 서양인은 이탈리아인. 동양인을 이탈리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표현한 겁니다. 중국인이 왜 음식을 손으로 먹는 것인지 마땅한 해명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돌체앤가바나 관련한 과거 인종차별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이습니다.
돌체앤가바나가 주최한 2013 봄 패션쇼에서는 모델이 '흑인 마미(Mammy)' 모양 목걸이를 하고 나와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흑인 마미’는 과거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시절 미국 백인 가정에서 부리던 흑인 유모를 상징화한 흑인노예의 전형입니다.
"나는 인종차별을 '예술'이라면서 정당화하는 게 정말 싫다." 미국의 흑인 여가수 아젤리아 뱅크스는 이에 분노하며 D&G 브랜드 보이콧 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광고로는 동양인으로 첫 모델이 됐었다. 3일 동안에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만 했다. 인종 차별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톱모델 ‘혜박’이 2012년 한 토크쇼에서 돌체앤가바나 모델 활동 당시 촬영장에서 당했던 인종차별을 폭로한 것도 뒤늦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동양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제 동양인의 모습과 거리가 먼, '특이한 존재'로서 동양인이 표현된 것이다." (하재근/문화평론가)
중국인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돌체앤가바나 화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영감을 받은 것인지 아시아의 소비자들은 많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