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6년 간 찬바람 맞던 쌍용차, 훈훈한 합의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2015년 마지막 날 친절한 경제인데요, 아주 훈훈한 합의가 있었습니다. 회사가 어려워서 해고됐던 쌍용차 노동자들, 근로자들을 복직시키기로 회사와 노조가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기자>

네, 일 년 내내 저희가 갈등 빚고 싸우는 이런 얘기는 참 많이 전해드렸는데, 갈등을 빚던 사람들이 이렇게 어려운 합의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전해드리게 돼서 마지막이 좋은 것 같습니다.

6년 전이였어요. 전체 직원의 3분의 1이 넘는 2천 명 넘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게 됐었는데, 이번에 새로 사람이 필요해서 뽑게 되면 이 해직자들을 위주로 절반 이상 뽑는 걸로 회사하고 지금 노조하고 회사를 떠난 해직자 노조 대표가 어제(30일) 이렇게 만나서 삼자가 합의를 했습니다.

서로 소송 같은 거 걸었던 것도 다 풀고 회사를 잘 살리는 데 힘을 모아보자 이렇게 얘기했는데, 해직자 대표 노조 이야기, 6년 동안 바깥에 있었는데 이 대표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김득중/해고자 노조 대표 : 우리 지부 해고자 동지들 그리고 많은 연대해주셨던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리면서 다시 쌍용자동차가 국민의 응원과 성원을 입어서 거듭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고자 지부도 최선을 함께 다하겠습니다.]

회사나 노조나 모두 어려운 과정 거쳐왔으니까 내년에는 잘 풀려나가길 저도 바라보고요,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합의를 끌어낸 게 쌍용차 대주주인 외국 재벌이라는 점입니다.

<앵커>

저도 들었는데 쌍용차 대주주가 인도 재벌이라면서요?

<기자>

네, 인도에 자동차 하고 있는 마힌드라라는 사람인데, 올해 초에 한국을 찾았다가 먼저 해고자 노조를 연락해서 만났어요.

만나서 해직됐던 사람들이 일자리 찾기가 워낙 힘들기 때문에 가족들까지 한 번에 위기를 맞으면서 많은 힘든 시기를 거쳤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까지 나왔었는데, 이 마힌드라 회장이 처음으로 해직자들을 만나서는 나도 해직자와 가족들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 이렇게 얘기를 건네면서 약속을 했었습니다. 나중에 회사가 좋아지면 먼저 해고자들을 채용을 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었는데 얘기 들어보시죠.

[미한드라/회장 (2015년 1월) : 새로 사람을 뽑아야 할 시기가 온다면 확실히 2009년에 해직됐던 분들부터 고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1년 동안 대화를 이어간 끝에 어제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아직 적자이긴 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위기가 닥쳤을 때, 급하니까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나올 수가 있는데, 떠나더라도 기회를 찾을 때까지는 사회가 받쳐주고요, 다시 정상이 되면 돌아올 수 있다. 이런 믿음이 있어야 서로 양보가 가능한 건데, 6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그런 제도를 만들지 못했는데 오히려 인도 재벌이 지금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굉장히 아이러니합니다.

최근에 특히 구조조정, 희망퇴직으로 여기저기 회사 떠나시는 분들이 겨울에 굉장히 많거든요. 쌍용차 합의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이런 부분을 우리가 되새겨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이 합의가 잘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서 더 많은 분들이 복직했으면 좋겠고요, 오늘 2015년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김범주 기자님이 따뜻한 소식만 준비를 해주셨네요. 전주에 매년 한 주민센터에 연말이면 몰래 기부금을 놓고 가시는 기부 천사가 계시다던데 어제도 또 이어졌다면서요?

<기자>

16년째입니다. 계속, 그것도 전혀 자기가 본인을 밝히지 않고요, 올해는 안 오나 했는데, 어제 12월 30일날 돈을 조용히 또 놓고 사라졌는데, 전주시 노송동입니다. 주민센터에 매번 이런 전화를, 숨겨놓고 전화를 해서요. 10시쯤에 이번에도 전화를 했어요.

[정용복/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 가로등 숲 앞에 있으니까 가져가고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서 써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만큼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으신 거죠. 그래서 가보니까 복사지 상자 안에 5만 원짜리 돈과, 돼지저금통까지 정확하게 5천33만 9천810원. 5천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있었는데, 이렇게 16년 동안 지금 기부한 돈이 모두 합쳐서 4억 4천만 원이 넘고요, 5천 집 가까운, 5천 가구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 돈으로. 도움을 받으신 분도 이 동네 주로 소년·소녀 가정을 많이 도왔다고요.

[김옥자/전주시 노송동 : 이 마을에 사는 자부심으로 느껴지고 앞으로 그분을 닮기 위한 노력을 할 것 같아요. 이 마을주민 모두가 그런 분으로 인해서 연말이면 행복해지고…]

이런 얼굴 없는 천사들이 전주 저기만 있는 게 아니고 전국에 꽤 많습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저도 반성도 되고요, 가슴도 연말에 훈훈해지고, 우리도 따라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친절한 경제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