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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감독이 북한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거짓 현실'로 체제를 선전하려는 북한 당국의 민낯을 생생히 드러내면서 북한이 상영중단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영화는 내년 미국과 독일 등에서 개봉될 예정인 러시아 다큐 영화 '태양 아래' (Under the Sun)입니다.
러시아 출신의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비탈리 만스키가 만든 이 다큐영화는 '진미'라는 이름의 여덟 살배기 북한 소녀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정일 생일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등 평양 주민의 생활상을 그려냈습니다.
영화 안에서 '진미'는 봉제공장 직원인 아버지와 유제품 공장에서 일하는 어머니 아래 평양의 널찍하고 안락한 아파트에서 사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런 배경은 북한 당국이 만들어 놓은 '가짜'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검은코트를 입은 '경호원'들이 등장인물들에게 대사와 반응을 지시하는 모습이 함께 찍혀 있는데,만스키 감독은 카메라를 끄지 않고 두는 방법으로 경호원이 영화에 개입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냈습니다.
두 차례 평양 방문을 통해 영화를 만든 만스키 감독은 촬영한 장면을 검열받아야 했지만,민감한 장면들을 따로 복사해 두는 방법으로 검열을 피해갔습니다.
만스키 감독은 주인공으로 낙점한 '진미'의 집에 가보니 식당에서 일한다던 부모 직업이 공장 직원으로 바뀌었고, 집도 고급스러워 몰래 열어본 부엌 찬장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북한 당국의 '설정'을 알게돼 폭로 영화를 찍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태양 아래'는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면서 러시아와 북한 양국 정부로부터 반발을 샀습니다.
북한은 이 영화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러시아는 영화제 측에 상영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사진=영화 트레일러 캡처)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