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원금보장 연금 상품 판매 중단…수수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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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1일) 시간엔 정부가 어제 발표한 연금 자산의 효율적 관리 방안에 대해서 김범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연말정산을 앞둔 때라서 가뜩이나 연금 저축에 관심이 많은데 정부가 어제 갑자기 앞으로 원금을 보장해주는 연금 상품을 없애겠다. 이런 발표를 했어요.

<기자>

그러니까 연금 저축이 은행 적금처럼 원금을 보장해주는 게 있고요, 주식 펀드, 펀드는 주식 투자도 잘 못되면 원금이 깎이는 거니까 원금 보장을 안 해주는 게 있는데, 앞에 것, 적금 같은 종류를 없애겠다고 어제 갑자기 발표를 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연금 저축이라는 건 아무래도 노후보장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원금을 보장을 받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정부가 갑자기 왜 이런 발표를 한 거죠?

<기자>

먼저, 정부 이야기부터 말씀드리고 이걸 왜 그런지를 따져볼 텐데, 다 듣고 나시면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뭐야?" 이런 생각이 드실 거에요.

정부 이야기는 적금 형태가 너무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해서 못 팔게 하겠다는 겁니다. 표를 보시면, 연금신탁이라고 하는 게 은행에서 파는 적금형태고, 역시 펀드 형태는 증권사에서 팔겠죠.

그런데 정부 이야기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을 따져 보니까, 차이가 크더라는 겁니다. 적금식 연금신탁은 연평균 수익률이 3.7%, 펀드식은 7.5%, 두 배가 차이가 나죠.

그래서 연금이란 게 말씀하신 대로 국민들 나중에 은퇴하고 나서 쓸 귀한 돈이니까, 수익성 떨어지는 적금식은 내년부터 없애고, 돈 되는 펀드식을 위주로 살려놓겠다는 이야기인데, 맞다면 이견이 없죠.

돈 더 잘 버는 상품을 들어서 내 노후를 보장해주겠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의 이런 이야기가 꼭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그럼 방금 그 보여주신 표에 나오는 수익률이 저게 사실이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수익률은 맞아요. 제거 저건 어제 정보 발표를 보고 뭔가 좀 이상해서 직접 뽑아 본 겁니다. 10년 이상 된 적금식과 펀드형의 수익률을 쭉 뽑아 본 거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두 배 차이는 나요.

<앵커>

그럼 뭐가 사실과 다르다는 거죠?

<기자>

정부가 여기서 이야기를 안 한 게 있습니다. 왜 안 했는지는 나중에 다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마는 방금 보신 대로 만약 펀드식이 적금식보다 두 배 수익률이 높다면 당연히 통장에도 그동안 수익이 두 배 넘게 쌓여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수익을 저렇게 따져보면 매달 30만 원씩 5년을 부었다고 치면, 하나는 적금식, 하나는 펀드식이라고 하면, 5년째에 실제로 통장에 쌓인 돈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17%, 18%. 1%밖에 차이가 안 나요. 무슨 소린가 싶으시죠.

비밀은 그 뒤 있는 수수료입니다. 두 개가 수수료가 달라요. 5년간 부은 돈에서 떼어간 수수료가 적금형은 6%밖에 안 되는데, 펀드형은 17%, 거의 세 배꼴입니다.

이건 당연한 이야기인 게 적금형은 돈 굴리는 방식이 단순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고요, 1년에 0.6% 안팎입니다. 그런데 펀드형은 1년에 2% 가까이 떼가는 게 많거든요.

수익률이 높아 봐야, 그만큼 수수료를 또 떼어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뭘 들든 실제로는 우리가 버는 돈에 차이가 없다. 이런 얘기가 되겠습니다.

거기다 펀드형은 원금이 깎일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드는 건데, 적금형하고 실제 수익이 비슷하다면 사실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거죠.

<앵커>

정부는 국민들이 더 많은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서 앞으로 원금보장 상품은 없애겠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건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수료 빼면 거의 수익금의 차이가 없다. 이런 설명은 왜 안 하는 거죠?

<기자>

그러니까요. 왜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한 가지 짚어볼 점은 정부가 작년부터 이렇게 연금을 주식형으로 바꾸는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연금저축의 규모가 1백조 원이 되는데 그중에 원금보장 해주는 걸 든 게 90%이거든요. 여기서 10%만 옮겨도 10조 원이나 주식시장에 더 들어갈 테니까, 그러면 주식시장이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거다.

또 한가지는 아까 수수료 보셨지만, 바꾸면 증권회사들이 더 많은 돈을 수수료로 벌게 될 겁니다.

그런데 연금은 수익성도 수익성이지만, 안정성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건 노후에 쓸 돈이기 때문에, 원금 보장되는 연금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제도를 제대로 여론을 묻지도 않고 갑자기 발표를 해서 뚝딱 바꾸겠다. 없애겠다.

더 재미있는 건 똑같이 원금 보장해주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파는 연금저축은 이번 판매 중단 대상에서 빠졌어요.

그러니까 정책이 뒤죽박죽 형평도 안 맞고 의심 가는 부분이 있지만, 하여튼 결정한 공무원들이 이건 이유를 설명해야 될 것 같습니다. 국만 자산을 가지고 하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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