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을 울렸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기억하시죠. 같은 제작진이 이번엔 구순 어머니와 칠순 아들의 이야기로 다시 관객을 찾았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아흔다섯 노모가 칠순 아들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장터 나들이에 나섭니다.
할머니는 아들과 함께하는 마실이 제일 즐겁습니다.
[고구마 (텃밭에) 못 심겠네. 비싸서.]
얼마가 될지 모를 노모의 남은 삶을 돌보기 위해, 아들은 가족을 도시에 남겨둔 채 혼자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괜찮아) 애기. 우리 어매 애기.]
머리가 허옇게 센 아들은 때로는 동무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8년째 어머니 곁을 지킵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고마우면서도 안쓰럽습니다.
[자기 삶을 살아아지. 여기 어미에게 와 있는 게 무엇이 좋아.]
[안재민/'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감독 : 찍으면서도 계속 어머니 생각만 나는 거죠. 할머니 생각이. 그러면 제가 느끼는 그런 감정이나 느낌들이 일반 관객들과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끼겠구나.]
'님아..' 속 할머니의 70년 넘는 사랑이 남편의 죽음을 막지 못했듯, 아들의 애절한 사랑도 늙은 어머니의 시간을 붙잡지는 못합니다.
[관객 : 저도 어머니가 있었는데 효를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부끄럽습니다.]
춥고 각박한 세태 속에서 이 작은 영화가 대작들이 즐비한 연말 극장가에서 다시 한 번 훈훈한 기적을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김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