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김시대' 역사의 뒤안길로…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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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되면서 이른바 ‘양 김 시대’는 역사 속으로 저물었습니다. 이제는 차분하게 ‘양 김 시대’의 공과를 재평가해 보고 우리 시대에 남긴 과제를 짚어 봐야 할 때인데요. 

용인대 최창렬 교수님과 함께 이 문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어제 저희 특보와 함께하시느라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영결식을 쭉 지켜보셨는데. 정치학자로서 남다른 감회가 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한국사회 민주화의 거목이 떠나는 구나'란 생각은 물론 들었고, 그다음으로 든 생각이 산업화와 민주화가 한국사회를 지탱해온 양대 축이었는데 민주화의 마지막 지탱했던 한 분이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시대가 산업화와 민주화의 갈등을 언제 해소할 수 있을까. 지금 사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YS의 서거를 접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는 잘 구현되고 있는 것인지, 그런 생각들이 들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룩했던 것이 사실상 절차적 민주주의의 확립이었거든요. 그러나 실질적 민주주의는 아직 요원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하면 만 25세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최다선인 9선 의원에 대통령까지. 화려한 기록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 보면 민주화 과정에서 수많은 고초를 겪었고, 재임 후반에는 아들 문제나 경제 문제, 이런 것 때문에 어려움도 많이 겪었는데. 그분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삶 자체가 우리 한국 현대사라는 생각이 들고, 현대 정치사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인데, 두 분을 빼고는 거론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인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삶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임과 동시에 독재와 불의에 저항한 투쟁의 역사 그 자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사의 민주화를 이끌어가는 우리 정치사의, 그분의 호 그대로 거대한 산이었던 것이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과정에 큰 역할을 했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놀랄만한 개혁조치들을 많이 하셨어요.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는다면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 역대 어느 대통령이나 개혁 작업에 착수했는데, 특히 하나회 척결을 첫 번째로 꼽아야겠습니다. 하나회라는 것은 다들 아시겠지만 군 내의 사조직이거든요. 사조직을 척결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당연시할지 모르겠으나 그 시대에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하루아침에 군내의 사조직을 정리한다는 게, 척결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거든요. 하나회 척결이 결국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이어졌던 것이죠. 그런 점을 꼽을 수 있고, 또 금융실명제 단행, 공직자 재산 공개를 시행함으로써 김영삼 대통령이 처음 재산 공개를 했습니다. 공직자 재산공개 같은 경우도 당시로선 상상이 어려웠던 조치거든요.]

지난 닷새간 장례 기간에는 사실 좋은 면을 많이 부각해서 언론들도 앞다퉈 보도했는데, 사실 이 ‘양김시대’가 업적도 많지만, 이 두 거목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사실 많지 않습니까.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 양 김에 국한해서 말씀드린다면, '양 김 정치'가 일단은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치가 아니었겠느냐, 그리고 1987년도 직선제 개헌 이후에 그 당시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어요. 오히려 민주대 반민주의 독재에 저항할 때는 지역주의 그렇게 극심하지 않았는데 역설적으로 1987년도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주의가 극심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어떻든 지금도 그 지역주의는 상당히 많이 완화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거든요. 지역주의의 폐해 같은 것들도 역시 양 김 시대의 유산이 아니겠느냐. 물론 그 자체가 양 김의 책임만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런 점을 들 수 있고, 또 보스정치의 폐단은 여전히 있는 것 같아요. YS와 DJ는 사실 그 당시 반민주 세력에 저항하면서 불가피한 면이 분명히 있었죠. 그렇다 하더라도 상도동계, 동교동계라는 긍정적인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만, 계파정치 보스정치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죠. 그래서 여전히 지역주의와 보스 계파정치의 부정적인 면은 지금도 상당히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극복해내야 하고. 또, 타협과 절충의 리더십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여전히 그런 것들이 거의 없어진 것이 아닌가 그런 아쉬움도 같이 남습니다.]

바로 그런 문제가 현실정치에서 우리 세대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인데요. 이것을 어떻게 하면 풀어나가는 게 좋을까요.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 우리 사회가 통합의 문제에 반대되는 분열, 불통 이런 문제가 계속되는 것 아니겠어요. 모든 정치인이 통합을 외치고 민생을 외치고 있는데, 우리 시대가 그런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정파나 이념을 떠나서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말 국민을 통합해 낼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런 리더십이 부재하다 보니 정치가 부재하고, 정치가 없어지다 보니, YS께서도 하신 말씀입니다만, 민주주의가 점점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부인할 수 없고, 이런 점들이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고, 역시 상대방을 배려하고 타협해내는, 정치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갈등의 조정이거든요. 갈등의 조정이 상당히 미흡하지 않나. 그래서 생각이 다르다 하더라도, 목적이 다르다 하더라도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그러한 자세가 정치인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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