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라면 먹고 싶다면…"미스터 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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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백야, 바이킹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이곳 사람들의 대화를 살펴보니 유독 눈에 띄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그 단어는 바로, ‘미스터 리’ 미스터 리를 달라고 하면 라면을 건넵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노르웨이에서 라면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미스터 리’이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쯤 먹어요." –노르웨이 사람-

미스터 리는 노르웨이 라면시장 점유율 95%를 기록하고 있는 라면 브랜드입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미스터 리 라면을 워낙 좋아하니까" –노르웨이 사람-

심지어 노르웨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인기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스터 리(Mr. Lee) 라면을 만든 주인공은 노르웨이 사람이 아닙니다. 라면 포장지 속 캐릭터 한국인 이철호 씨 (78세)입니다. 이철호 씨는 노르웨이 최초 한국인 이민자입니다. 한국 전쟁 때 전쟁고아였던 그는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기 위해 노르웨이로 갔습니다. 그는 죽음의 위기에 내몰릴 뻔했지만 43여 차례의 수술 끝에 가까스로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물에 불린 새 먹이용 빵으로 끼니를 때웠어요." –이철호 씨-

'가난'

그는 허드렛일을 하면서 겨우 생계를 버티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던 그는 어느 날 한국의 라면을 노르웨이에 팔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생긴 게 이상해"

"매워"

–노르웨이 사람-

'실패'

맵고 얼큰한 라면이 노르웨이 사람들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겁니다.

"매운 맛을 빼고 기름진 맛을 더했어요." –이철호 씨-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노르웨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라면을 개발했습니다. 2000년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 때 김대중 대통령이 ‘미스터 리’ 조국의 대통령이라고 소개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미스터 리 라면의 매출은 급격하게 늘었고 그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어 지금도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실패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 씨. 노르웨이 사람들은 미스터 리 라면뿐만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꿈을 좇는 그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구름 없는 태양은 사막을 만든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책 中, 이철호-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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