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라남도 강진의 흙집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습니다. '때가 되면 한순간에 이동하는 꿀벌을 보며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이 전한 이 말,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되십니까?
한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강진 백련사 근처의 이 흙집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년 3개월째 머무르고 있는 곳입니다.
8시간을 기다린 끝에 어제(8일) 밤 늦게 취재진은 손 전 대표를 만났습니다.
정계 복귀 의향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지만, 그렇다고 강하게 부인하지도 않았습니다.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 (주변에서 '손학규 대세론' 외칠 때 어떤 생각 드시나요?)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차를 석 잔만 하고 가.]
앞으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을 묻자 소신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 대한민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잠재적 능력이라고 할까 (그게 정말 대단해).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만 만들어주면 우리가 새로운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던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손 전 대표는 흙집 생활을 소개하던 중 돌연 꿀벌의 생리를 언급했습니다.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 벌 같은 것도 대개는 그냥 쏘는 게 아니라, 자기를 공격하는 걸로 생각할 때 공격한다는 거야.]
한 측근은 손 전 대표가 평소 꿀벌에 대한 얘기를 자주 언급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꿀벌이 이동할 때는 거미처럼 서서히 거미줄을 치는 게 아니라 마치 때를 기다렸듯이 순간이동을 하는 걸 보며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다"는 언급을 손 전 대표가 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습니다.
손학규 전 대표의 향후 거취와 연상시켜 볼 수 있는 대목으로도 해석됩니다.
1시간 넘는 인터뷰 도중 손 전 대표는 자신의 애창곡인 '성불사의 밤'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노래 '성불사의 밤' :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뎅그렁 울릴 때면….]
야당 내부에선 내년 총선을 위한 통합 선거 대책 위원회 같은 집단 지도체제론까지 제기되면서 손학규 전 대표의 거취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