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대치 미중 해군 교신 "우린 피자 먹었어, 너희는?"


"우린 피자하고 치킨 먹었는데, 너희는 뭐 먹을거야?"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놓고 첨예하게 대치 중인 미국과 중국 해군 병사들이 주고받은 교신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미국의 미사일 장착 구축함인 라센을 지휘하는 로버트 프랜시스 함장이 5일(현지시간)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 인근 남중국 해역에서 대치 중인 양국 군함 간의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고 전했습니다.

첨예한 대치 국면의 최전방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양국 군함이 주고받은 교신 내용은 뜻밖에도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이어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양국이 각종 국제무대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부딪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대조를 이룹니다.

프랜시스 함장은 지난달 수비 환초에 접근했을 당시 "이봐, 당신들은 중국 영해에 있어. 의도가 뭐야"라는 질문을 중국 군함으로부터 처음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라센호가 국제법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는데도 중국 군함은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수비 환초에 접근했을 당시 중국 군함과의 대치 상황은 그러나 외부에서 예상하는 것과 달리 '그저 평범한 하루'였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수 주 전 우리는 우리를 따라붙은 중국 함정에 전화를 걸어 '어이, 너희들은 이번 주말에 뭐해? 우리는 방금 피자와 치킨을 먹었는데, 너희는 뭐 먹을거야?' 따위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함정이 수비 환초 인근 해역에 머물면서 매일 중국 군함과 접촉한다"면서 "우리 장교 중 한 사람이 무전기를 들고 중국 군함과 교신하는 것은 아주 평범한 일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도 그들(중국)처럼 평범한 해군이며 그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라센은 지난달 27일 중국인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인 수비 환초에 12해리(약 22.2㎞) 이내로 접근했습니다.

중국은 이런 미국 군함의 근접 통과를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로 규정하고 규탄하자 미국은 국제법이 공해에 보장하는 항행의 자유를 누렸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영유권 분쟁지에 군함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프랜시스 함장은 라센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남중국해를 순시하기 위해 탑승한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로 이동한 뒤 취재진과 만났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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