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명품 옷 사려고 일주일 노숙…대단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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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장에 사람들이 쭉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많이 보고 싶은데, 줄을 또 딴 데 가서 서 있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유명한 중저가 브랜드 의류 회사에서 한 명품 업체랑 손을 잡고 명품 디자인의 옷을 만들어서 싸게 파는 이런 마케팅을 시작했다는데 닷새를 밤을 새워가면서 줄을 서 있데요.

<기자>

조금 전에 8시에 문을 열었습니다. 아마도 지금 들어갔을 거에요. 전 세계 250개 매장에서만 이 옷을 파는데, 우리나라는 딱 네 곳, 서울 세 곳, 부산 한 곳에 팔거든요.

그런데 원래는 옷 한 벌에 몇백만 원씩 하는 건데 이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서 합작을 해서 블라우스나 재킷을 한정판으로 10만 원 안팎에 내놓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화면을 보시죠.

서울 명동인데요, 밤에 춥기 때문에 저렇게 점퍼, 의자는 놓고 텐트, 침낭 이런 것까지 준비를 해서,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한 일주일 정도까지도, 오늘 아침까지 버텼습니다.

작년에도 이렇게 다른 브랜드랑 했었는데 이틀 전에 와서 기다렸던 사람들은 못 샀데요, "이번엔 내가 먼저 간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까지.

[안태현 : 되게 심각하게 많이 차이 나요. 여긴 10만 원대면 그거는 100만 원, 1000만 원대, 똑같이 나왔어요. 그래서 열광하는 거죠.]

너무 오래 기다려서 지치니까 회사가 어제는 "제가 자리 지켜드릴게요."해서 갔다 오시라 그래서 세 시간 정도 낮에 샤워하고 밥 먹고 올 시간도 따로 주기도 했습니다.

조금 전에 문 열렸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게 또 한 번에 다 들어가면 혼란스럽잖아요, 그래서 30명씩 끊었어요. 10분씩 딱 줍니다. 그중에 물건 집어 나와야 되고.

지금 첫 조, 일주일 기다린 사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고도 물건은 한 사람당 한 종류만, 예를 들면 티셔츠 하나, 재킷 하나, 블라우스 하나, 이렇게만 들고나와야 돼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도 사야 되기 때문에 그리고 또 이거를 혹시 갖다가 되파는 경우도 있을지 몰라서 그렇게 제한을 뒀는데, 지금 굉장히 복작복작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패션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고생하셨는데 원하는 물건 사셨는지 모르겠네요.

<기자>

그러니까요. 그래야 될 텐데, 그런데 혹시 저런 거 보시면서 "저건 왜 저래? 이상한 것 아니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사실은 제 생각은 오히려 "저런 분들이 경제에 많아져야 우리한테 좋을 거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죠.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기자>

그럼요. 장사를 잘한다는 이야기 이거든요. 물건이 딱 나왔는데 "저부터 주세요." 그러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모든 장사하는 사람들의 꿈입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사실은 흔해요. 대표적인 경우가 애플 아이폰이잖아요. 아직도 새 제품 나온다고 그러면 전 세계에서 저렇게 줄을 며칠간 서 있다가 하나씩 받고 저렇게 박수도 받고 기뻐서 난리를 합니다.

운동화나 패션업체 중에도 이런 곳들이 꽤 있고요, 심지어 중국에서도 스마트폰회사 샤오미라고 저렇게 깃발을 흔들면서 줄을 서서 난리를 치는데, 그만큼 브랜드 가치가 있다는 거거든요.

같은 값을 들여서 물건을 만들었는데, 훨씬 비싼 값을 받을 수가 있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회사 제품 중에는 저렇게 손님 줄 세울 수 있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갖고 있는 브랜드가 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만큼 브랜드 관리에 소홀한 거고, 보면서 저런 것 좀 해서 장사 좀 잘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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