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뉴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뉴스 와이 시간입니다. 의제와전략그룹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내일부터죠. 한중일 정상회담 다음주 월요일까지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연쇄적으로 열립니다. 내일 박 대통령하고 리커창 중국 총리 회담이 있고 1일에는 한중일 정상회담, 2일에는 박 대통령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상회담으로 쭉 이어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상회담이 이렇게 쫙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흐르는 것 같네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습니다. 실은 정상회담이라는 게 통상적으로 실무선에서 쉘파라고 하거든요. 쉘파가 산 정상에 오를 때 도와주는 사람을 쉘파라고 하지 않습니까. 실무자들이 다 정리해놓고 정상들 회담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는 게 통례인데 이번에는 달라 보이네요. 특히 3년 6개월 만에 재개되는 한일 정상회담이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거사 문제가 쟁점이 되는 거죠.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긴 한데 이번에 참 중요한 여러 가지 가닥들이 엮여서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뭐가 엮여 있어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박 대통령이 지난 9월에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에서는 환대를 받았죠. 그때도 가니 마니, 열병식에 참석하니 마니 하다가 고심 끝에 갔는데 일본은 노골적 불쾌감을 드러냈었고 미국도 좀 편하지 않다 이런 모습을 보였지 않습니까. 그리고 바로 얼마 전에 방미를 했을 때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을 때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직설적으로 얘기한 게 중국이 잘못된 일을 할 때는 한국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이게 사실은 압박이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이번 3국 정상회담의 뒤에도 미국이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거죠?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최근 미국의 압력이 두 가지 방향입니다. 첫 번째는 한중 관계를 향한 것. 미국이 생각할 때 한국은 항상 한미 혈맹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너무 중국하고 가까운 거 아니냐. 이런 식의 속내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한일 관계를 향한 게 있는 거죠. 한일 관계 정상화 해라. 과거사 문제 같은 거 잘 풀어서 특히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라. 이런 주문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박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이 이번에 개최된다는 걸 처음 알린 곳도 미국 방문할 때 아니었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랬네요. 미국의 입장은 한 마디로 중국과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고 일본과 친하게 지내라 이런 거네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겠죠. 우리 동북아에서 두 개의 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역사의 축 두 번째는 안보의 축인데 우리가 역사의 축에서는 중국하고 아주 보조를 강하게 맞춰오지 않았습니까. 최근에 들어서 아베 정부가 들어와서 더 그랬고 중국과 보조를 맞춰서 역사의 축에서는 일본을 압박해왔죠. 그런데 역사의 축이 워낙 강하게 나서다 보니까 미국이 볼 때는 안보의 축이 흐트러지는 거 아니냐. 안보의 축은 한미일. 거기도 전통적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렇게가 대립을 하는 거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일본 자위대 파견 문제도 걸려있는 거잖아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안보의 축, 역사의 축을 다 교집하는 겁니다. 두 개를 뚫고 들어가는 건데 자위대 강화와 역할 확대 같은 경우에는 아베 정부 일본 강경 보수 진영의 숙원이기도 하지만 미국이 80년대 이후 계속 바라고 있는 거거든요. 미국이 경제적으로 예전만 못하고 하다 보니까 그리고 동북아에서는 중국의 역할이 자꾸 확대되니까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곳은 일본의 경제력뿐만 아니라 경제력이 뒷받침해주는 안보의 개입으로 중국을 견제해라. 그리고 한국 같은 경우에도 북한하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일본하고 발을 맞추는 게 맞지 않느냐 이게 미국 쪽의 입장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우리가 미중일 3국의 안보와 역사의 축에 껴있는 상황이 돼버린 것 같아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참여정부 때부터 계속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동북아 균형자론이 나왔다든지 이런 게 다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강해지면 양쪽을 우리가 핸들링 할 수 있다 이런 건데 삐끗하면 양쪽에 낄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이건 역사의 축 같은 경우는 국내 정치하고 항상 연결이 되는 거 아닙니까. 지금 국정화 교과서 논란도 크게 봐서 연결될 수 있는 것이거든요. 친일 논란 그 다음에 황교안 총리가 국회에서 자위대 발언했다가 질타를 당한 것들하고 같은 맥락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일단 청와대는 위안부 문제에 진전이 있어야지 한일 관계에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 박 대통령이 당당한 자세로 회담에 임해서 짚을 건 짚고 할 말은 다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미 밑자락을 깔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아베가 어떤 생각인 건가가 중요한 건데 말이죠.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라든지 중국이 지금 한국이 국내 정치적으로 안 좋기 때문에 약간 도움을 줄 수 있는 건데 그런 거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 뒤에서 미국이 압력을 넣고 있다. 이것을 되게 큰 힘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국방장관 회담 때 유사시에 자위대 한반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안 했다, 논란이 됐지 않습니까. 우리 국방부는 그런 이야기 없다고 했는데 일본 방위성 장관은 무슨 소리냐, 그런 이야기 다 했다. 사실상 폭로를 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폭로가 된 셈이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정부는 난감하게 된 거고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일단 우리 국방부가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또 이렇게 보면 국가들 사이에 장관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상대방 정부가 국내 정치적으로 곤경에 빠지게는 잘 안 하려고 하거든요. 약간 불만이 있어도 뒤로 이야기 한다든지 나중에 비공개로 이야기 한다든지 하는데 일본 정부가 그렇게 나온 것도 되게 이례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당신들 사정 봐줄 거 없다, 이런 시그널을 보낸 거고 정상회담 이전 신경전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그러고 보면 이번에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의 이 개최 제안에 대해서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다가 일본 요미우리 신문 통해서 오찬 없이 30분만 만나자고 했다, 이렇게 보도도 하지 않았습니까?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습니다. 제가 일본 언론 쭉 보니까 아주 경과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호텔에서 묶게 되고 중국 리커창 총리는 누구누구 누구를 만날 것 같은데 아베 총리는 대통령 밖에 못 만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공식 방문 official visit인데 아베 총리는 실무 방문이어서 의전도 차이가 난다.
▷ 한수진/사회자:
밥을 먹느니 마니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우리를 대하는 거다. 기왕에 만나게 된 거면 이런 의전적인 문제 같은 걸로 괜히 신경전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거든요. 청와대가 말한 대로 내용적으로 부딪칠 일이 있으면 부딪치면 되는 건데 어쨌든 그런 이야기는 일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각료급에서 실무적인 차원에서 조정을 쭉 했었는데 일본이 내놓겠다는 입장이 우리 기대에 사뭇 못 미치고 있다. 사실은 총리가 뜬금없이 갑자기 어떤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정부 측에다가도 이런 정도 수준에서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라는 걸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이게 한국 정부에 못 미치니까 자신들을 홀대한다, 이렇게 자세하게 보도를 하고 있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우리 정부 측도 마찬가지겠죠. 뭔가 제안을 했는데 답이 빨리빨리 오지 않고 진전이 안 되니까 언론이 먼저 지른 감도 있는 것 같아요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그렇습니다. 끝까지 신경전이 벌어질 것 같고 정부도 신경이 쓰일 겁니다. 두 가지가 있겠죠. 만약에 일본에 대해서 미온적으로 나간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우리 국민 정서랑은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했을 때 듣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런 게 한쪽이 있을 것이고 또 반대쪽에서 보면 정말로 우여곡절 끝에 3년 6개월 만에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거거든요. 이번에는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미국이 보고 있는 것도 있는 것이고 또 공교롭게도 이번에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아니라 리커창 총리가 오는 것이고 일본은 아베 총리가 오는 것이기 때문에 격이라고 할까.
이런 것도 일본에 조금은 배려를 해줄 수밖에 없는 면이 있지 않습니까. 두 가지 사이에서 계속 고심이 있을 것이고 제가 아까 뒤에 미국이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곧바로 11월 2일에는 사실 한미 안보 협의회 SCM 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하고 애쉬튼 카터 미 국방 장관이 공동 주관해서 양국의 국방 외교 고위 관계자들이 다 참석하는 거거든요. 연례 회의인데 우리야 대북 공조, 한미 연합작전 그리고 KF-X 같은 문제 방위산업에 대해 관심 갖겠지만 미국은 자위대 문제라든지 한미일 안보협력 문제에도 분명히 관심이 많을 거거든요. 바로 뒤에서 미국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또 한 가지 변수는 북한 변수가 있는 겁니다. 북한도 이번 회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로켓 발사를 하겠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한미 정상회담도 있고 한중일 정상회담 이런 게 있으니까 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북한 입장에서는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안 나왔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이 듣고 싶은 이야기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겠지만 어쨌든 중국도 참석해있고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가 정말 듣기 싫은 이야기 예컨대 한중일이 북한 인권을 지적한다. 이것은 중국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은데 그것까지도 관심사인 거죠. 한중일 정상회담이 끝나면 결국 미국이 기다리고 있고 북한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얽히고 설켜 있다.
▷ 한수진/사회자: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응해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의제와전략그룹 더 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