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P번호 알려달라" 검찰 사칭해 보이스피싱…9명 구속


검찰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수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사기 및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자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송 모(29)씨와 조직원 8명 등 모두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중국 지린 성 연변조선족자치구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에게 2억 원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을 사칭해 전화한 뒤 "검사님을 바꿔 드리겠다"며 다른 조직원에게 수화기를 넘겨 "금융사건에 연루됐으니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속이는 수법 등으로 피해자의 금융정보를 빼냈습니다.

또 가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안카드 번호를 모두 입력하게 한 뒤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아 대포통장으로 이체하거나,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번호를 불러달라"고 요구해 중국 현지에서 인터넷 뱅킹으로 돈을 가로채는 수법도 사용했습니다.

송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 친구·후배들에게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꾀어 자신의 조직을 꾸린 뒤 "비자(VISA) 발급 기간 안에 한탕 하고 돌아오자"고 3개월여간 중국에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 씨는 지난 9월 조직원 박 모(22)씨가 경찰에 붙잡히자 수임료 1천여만 원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하는 등 경찰의 추적과 검거에도 철저히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달아난 조직원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뒤를 쫓고 있다"며 "유사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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