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故 신해철 (1968-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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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2014년 10월 27일 밤 8시 19분. 그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아직 젊고 늘 당당했던 사람. 냉철한 논리와 재치로 말을 참 잘하던 그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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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魔王)’ 신해철. 카리스마. 단도직입. 직설과 독설. 비유와 논리로 주제나 인물에 한계 없이 토론할 수 있었던 보기 드문 사람. 덕분에 오해와 편견, 지지와 공격을 동시에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68년생, 87학번 신해철은 이른바 ‘386세대’였습니다. 1987년, 6.10항쟁에 뛰어들었던 그는 1988년, 대중가요를 부르는 ‘무한궤도’를 만들어 직접 작사,작곡한 ‘그대에게’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탔습니다.

대상은 탔지만 신해철은 음반을 내줄 기획사를 찾지 못해 ‘반짝 가수’로 사라질 뻔 했습니다. 하지만, 가왕 조용필의 도움으로 1990년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습니다. 

그가 부르는 대중가요는 멜로디도, 사운드도, 노랫말도 달랐습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시대에 물음하듯 ‘우리는 어떤 의미를 입고 먹고 마시는가’ 를 노래했습니다.  

- “고흐의 불꽃 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돈 큰집 빠른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에게 쓰는 편지>

1992년, 스타가 된 신해철은 다시 파격적인 도전을 시도합니다. N.EX.T를 결성하고 외곽에 있던 ‘록’과 ‘밴드’음악을 주류 무대에 올려놨습니다. 

1997년 해체할 때까지 그들은 비판적인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묵직한 한국적 ‘록 스피릿’을 전했습니다. ‘동성동본 금혼조항’에 맞선‘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는 해당 법안 폐지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신념을 진솔하게 노래했기 때문입니다. 때론 솔직하다 못해 파격적이였던 그의 말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습니다. 

- “사회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연예인으로서 생명이 안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설사 그런 보장이 있다 한들 모든 걸 내려놓으면 스스로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음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1년간 주파수를 바꿔가며 직접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가식없는 통쾌한 독설을 날리며‘마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체벌금지 법제화 추진 모임’ 카페를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폭력의 속성상 아무리 약한 체벌이라고 해도 점점 강해진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금지시켜야 한다. 만일 체벌로 행동 수정이 가능하다면, 왜 군대에서 구타를 금지하고 교도소 내 범죄자에게 폭력을 금지하겠는가”

우리 역사에서 왜곡과 허풍을 걷어내고 진실만을 남겨 놓자고 말했던 그가 지금 살아 있다면 현재 국정 교과서 논란에 대해 어떤 말을 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 “우리의 국사 교과서에는 도무지 반성이란 게 없다. 조그마한 자랑거리를 한껏 부풀려 허세를 떨고 인종차별적으로 민족의 우수성 운운할 뿐, 우리가 왜 약소국이 되었는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왜 정신을 못 차리고 살았는지에 대한 분석과 반성이란 눈 씻고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다”

2005년부터는 TV토론 프로그램의 단골 논객으로 출연하며 ‘가장 토론을 잘하는 비정치인 1위’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 “비와 동방신기의 일부 곡이 청소년 유해판정을 받았는데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청소년들이 보기에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 국회를 청소년 유해장소로 규정하고, 방송에서 차단하고 19금으로 정해 뉴스에서 못 보게 해야 한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무대에 올라 눈물을 흘렸던 그에게 “가수가 노래나 하지, 뭘 안다고…”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보통 사람들을 얕보던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에 맞서 쩨쩨하고 답답한 현실의 틀을 깨고자 그들과 토론하던 신해철은 진정 소신 있는 음악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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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궁정 광대, 저잣거리 판소리, 서양사 최후반에 있는 존 레논의 위치부터. 예능인, 예술인, 광대. 뭘로 부르건 간에 ‘민중의 스피커’거든요. 막스와 레닌이 뭐라고  했든지 간에, 존 레논이‘Imagine’ 한 곡으로 한 것을 그들이 할 수는 없거든요”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세상을 떠나기 전 ‘청년백수’들에게 남긴 이 말은 그들의 꿈과 현실을 진심으로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하고 속 깊은 ‘어른’의 위로가 됐습니다.

-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상황에서 흘리는 땀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흘리는 땀은 다르다. 1m 앞이 절벽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어둠 속 청춘들을 나태하다 몰아세우지 말라. 운전하다가 기름 떨어져서 섰을 때 보험사에서 최소한 주유소까지 갈 수 있는 기름은 주듯 어둠 속에서 멈춘 사람들이 최악의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복지다”

"저 강물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 故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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