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이순신. 장군 왜적을 향해 포를 발포하는 거북선. 우리에게는 익숙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모습입니다. 놀랍게도 이 만화는 미국인 만화가 온리 콤판이 그린 ‘이순신: 전사와 수호자’라는 작품입니다.
“진정한 영웅 이순신 장군의 모습에 북미 사람들도 감동을 받았습니다.” - 온리 콤판
이 작품은 지금 미국 만화 팬들 사이 큰 화제를 몰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그의 만화는 올해 상반기까지 무려 4만 권이 팔렸습니다. 지난 8일 열렸던 만화 축제인 2015 뉴욕 코믹콘에서는 4일 만에 만화책 1150권이 전부 판매되는 등 14개 만화 관련 박람회에서 연달아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그의 완판 인증샷은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시카고 출신인 그는 2005년 위성방송으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시청하고 감명을 받아 만화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2년간 난중일기와 징비록을 공부한 다음 2008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대학교수, 한국 해군의 도움을 받아 고증 작업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1만 장이 넘는 사진과 영상을 찍어간 그는 2009년부터 총 12권을 목표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7권까지 완성한 지난해 말. 갑자기 후원자 사정으로 재정 지원이 중단돼 그의 작품 활동도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꺼질 뻔한 작품을 되살린 건 팬들의 힘이었습니다. 지난 4월 한국과 미국에서 소셜펀딩을 진행한 결과 한국에선 약 2천만 원, 미국에선 약 1천만 원이 모였습니다. 결국 온리 콤판은 이순신 시리즈 12권 완간을 위해 다시 작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국내 출판사와도 계약이 성사돼 한국에서도 오는 11월 중순 출간 예정입니다.
어벤져스 같은 슈퍼 히어로에 열광하는 미국인. 그들이 왜 4백여 년 전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의 한 장수에 열광하는 걸까요?
“우리가 아는 현대 슈퍼히어로들과 달리 그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점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의 용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 스탠 리(마블 코믹스 명예회장) 추천사 中
그는 국내외 강연 활동도 하며 영웅 이순신의 위대함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만화가들도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한국인들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온리 콤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