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배 네일 했어? 개깔끔하네." "어머 넌 날도 추워졌는데 미용했어? 개춥겠다."
분기별 '개'모임에 참석한 초롱이, 몽글이. 넋두리를 시작하는데...
"얘, 요새 어찌나 주인이 입술을 들이대는지, 개피곤해 죽겠어." "옴마 너도 그래? 우리 주인도 장난 아냐. 그걸 주인은...뭐라더라? '뽀뽀'라고 했나? 어쨌든 해주면 개좋아하니까 난 그냥 해줘." "솔직히 갑자기 들이대면 무섭잖아, 안 그래? 원래 우리가 그렇잖아 큰 게 갑자기 다가오니까 불안할 수밖에! 그걸 모르나?" "그렇긴 해~ 네 주인은 마냥 싫어해서 네가 피하는 줄 알겠다 그치? 이유가 다 있는데!"
"사실 나는 어렸을 때 주인이 자꾸 입술을 들이대서 비볐던 기억도 별로 좋지 않아. 입김도 장난 아니었거든. 요새 안 그래도 추워서 스트레스 받는데 자꾸 그러니까 귀찮아 죽겠어." "개고생하네...근데 옆집 해피는 주인이랑 어~엄청 쪽쪽대더라?" "걔는 엄마랑 같이 컸잖아 00이 새끼 때 걔네 엄마가 입으로 게워낸 이유식을 먹였대. 옆동네 늑대언니들도 그랬댔잖아." "어머 요즘 시대에 그런 경우가 다 있네 개신기해!"
"응 그래서 걔는 주인 입 주변 핥는 게 습관성이라나 뭐라나. 엄마 입 주변 핥아서 먹이 받아먹었으니까~ 아직도 그러면 뭐 나오는 줄 아나봐?" "근데 솔직히 자라면서도 바뀌고, 성향 따라 다르지 않니?" "그래? 하긴 나도 아마 주인이 뽀뽀하면서 칭찬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간식을 주거나 하면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맛, 개돼지!" "어머머 시간 좀 봐! 나 주인 돌아올 시간이야~ 먼저 가볼게 자세한 건 깨톡으로 다시 얘기해!"
"응, 들어가~ 가면서 깨톡해!"
위 대화는 이삭애견훈련센터 이웅종 대표님 이찬종 소장님, 해마루동물병원케어센터의 김선아 원장님, 그녀의 동물병원 조광민 원장님 네 분의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개 시점에서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
이 콘텐츠를 만들 게 된 건 제 개인적인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벌써 16년을 함께 했건만 제 반려견은 저에게 절대 입을 허락하지 않았거든요.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얼굴을 밀어버리고...하품을 한다거나, 혀로 코를 핥고 귀가 접혀지고...알고 보니 거부의사 표시였더라고요. 그런데 저 말고도 이런 고민을 가진 주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위 대화처럼 개들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선천적인 이유> 본인보다 큰 물체를 무서워하거나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개들의 습성 때문
<후천적인 이유> 커가면서 뽀뽀 경험이 없거나, 뽀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반대로 주인과 뽀뽀를 잘 하는 개들은 유아기 때 어미에게 입으로 먹이를 받아먹던 습성이 남아 있거나, 뽀뽀가 주는 '보상성' 때문에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 보상성은 간식이 될 수도 있고, 칭찬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단순히 뽀뽀를 하고 나면 주인이 좋아하니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뽀뽀를 싫어하는 개들의 맘을 돌리는 방법은 있다고 하네요! 반복 학습을 통해 뽀뽀 후 보상을 주면 가능하다는 것! 서열이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구요!
※굳이 개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