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기자: 어제 야근하느라 잠을 못 자서 자몽해요.
이 기자: 이제 아이템 회의도 망고해 가는데 엄살 부리지 말고 집중 좀 해!
오 기자: 선배는 아이템만 찾지 말고 후배 걱정도 좀 해줘요... 선배 이럴 때는 진짜 매실매실해요.
이 기자: 지금 나랑 장난해?? 너 자꾸 이러면 수박해버린다!!
알 수 없는 이 기자와 오 기자의 대화. 외계어를 쓰는 걸까요? 아닙니다. 이들은 국어사전에 있는 국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몽하다 (自?--)
[형용사] 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이다.
망고하다
[동사]
1 . 연을 날릴 때에 얼레의 줄을 남김없이 전부 풀어 주다.
2 . 살림을 전부 떨게 되다.
3 . 어떤 것이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다.
매실매실하다
[형용사]
사람이 되바라지고 반드러워 얄밉다.
수박하다 (囚縛--/收縛--)
[동사] 붙잡아 묶다.
우리가 '과일'로만 알고 있는 단어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포도하다1 (捕盜--)[포ː도하다]
[동사] 도둑을 잡다.
포도하다2 (逋逃--)[포ː도하다]
[동사] 죄를 짓고 달아나다.
감하다 (減--) [감ː하다]
[동사] 1. 같은 말 : 줄다
1. 물체의 길이나 넓이, 부피 따위가 본디보다 작아지다.
배하다 (拜--) [배ː하다]
[동사] 조정에서 벼슬을 주어 임명하다.
그런데 방금 소개한 말들 중 일부는 순수한 우리 말이 아니라 한자어입니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도 한자로 쓰고 있어야 할 국어입니다. 만약 한글이 없었다면 과일 ‘포도’와 도둑을 잡는 ‘捕盜(포도)’하다가 같은 ‘포도’라는 문자로 쓰이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이런 단어들을 우리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한자어가 순우리말이 아니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국어에 포함이 됩니다." - 국립국어원 관계자. (국립국어원 국어생활종합상담실)
오 기자: 선배... 그거 아세요? 한글날이 지나면 이제 크리스마스까지는 휴일이 없대요.
이 기자: 이제 휴일은 망고네... 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