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1일부터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벌인 이벤트가 큰 화제를 몰고 있습니다. 시행 뒤 1년이 다 된 단통법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은 호갱님이었나요?’라는 질문이 암시하듯 단통법 시행 뒤 좋아졌다는 식의 칭찬을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려 1천1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원색적인 비난글이 쏟아졌습니다. 전체 댓글 중 무려 약 90%가 비판적 댓글이었습니다. 이벤트가 실패했다는 기사도 잇따라 나왔습니다. 괜한 이벤트를 벌였다 망신만 당한 셈입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단통법은 보조금 상한선을 정부가 정해 어디서나 비슷한 가격에 단말기를 사게 한 정책입니다. 예전보다 싸게 산 사람도 있겠지만 열심히 알아보고 할인 폭이 큰 판매점을 찾아 구입하곤 했던 고객들 입장에선 단말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단통법 관련 논란이 아직까지 분분한 가운데 이런 이벤트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겁니다.
미래부가 참고해야 할 전례가 있습니다. 2013년 11월 현대자동차도 제네시스 4행시 공모 이벤트를 벌였다 불만 담긴 4행시가 줄줄이 달리면서 소비자와의 공감에 실패한 사례로 아직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당시 현대자동차는 이벤트 게시물을 삭제하고 당선자 이름만 발표해 빈축을 샀습니다. 게다가 당선작도 현대자동차에 유리한 내용만 선정해 더욱 비난을 받았습니다.
미래부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이벤트 결과는 10월 5일 발표됩니다. 어떤 진솔한 의견을 남긴 사람에게 1등 상품인 스테이크를 선물할지 대중이 지켜볼 것입니다. 만약 단통법을 홍보하는 게시글을 올린 이들에게만 선물이 주어진다면 이번 미래부 이벤트도 현대차 이벤트와 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 같이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