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 고친다" 각목으로 '퍽'…죽어가는데 '모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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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틱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태권도장에 들어갔던 20대 청년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장애를 치료한답시고 마구 매질을 한 관장과 죽어가는 청년을 방치한 사범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지적 장애 3급인 25살 청년 고 모 씨가 지난해 8월 동네 태권도장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틱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합숙 훈련을 하면 장애를 교정할 수 있다고 태권도장 관장이 장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숨진 고 씨 어머니 : 자기(관장)가 이제 그런 틱이 있는 아이도 교육 시켜보고 그랬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키우던 제자니까 병원에 입원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관장 김 모 씨는 '의존적인 성격을 고치려면 당분간 보지 않는 게 좋다'며 면회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고 씨의 틱 장애가 나아지지 않자 1m가 넘는 각목과 나무 봉으로 매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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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가 부러지고 온몸에 피멍이 들었으며 절뚝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자주 오줌을 지렸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 78㎏의 건장한 몸은 50kg대로 야위어 갔습니다.

관장이 잠시 외국에 간 사이, 고 씨를 맡았던 사범 3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 씨의 상태가 '많이 안 좋다' 곧 죽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관장과 주고받기만 하고 죽어가는 고 씨를 방치했습니다.

결국, 합숙 두 달여 만에 고 씨는 다발성 장기 손상과 감염증 때문에 숨졌습니다.

[박순규/서울 강동경찰서 강력3팀 : 상체를 봤을 때 갈비뼈가 보이는 정도로 말라 있었습니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관장 김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사범 3명 중 폭행 장면을 목격했던 김 모 씨에겐 징역 1년 8개월, 나머지 사범 2명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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