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첫 '여성투표권'…신청자는 고작 1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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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우디 아라비아가 오는 12월 치루는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유권자 접수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작 투표를 하겠다고 신청한 여성은 고작 16명입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오는 12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우디에서 유권자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4년 전 여성참정권을 인정한 이후 시행되는 첫 선거입니다.

[사우디 지방선거 유권자 등록 여성 : 나라를 위해 뭔가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이런(투표) 기회를 10년 넘게 기다려왔습니다.]

사우디의 18세 이상 여성유권자는 1천100만 명. 하지만, 20일 지나도록 투표를 하겠다고 신청한 여성은 16명뿐입니다. 

무엇보다 보호자가 여성유권자에게 거주 증명을 해줘야 하는데 남편이나 아버지가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함마드/사우디 : 내 어머니와 아내, 누이, 딸이 투표하는걸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여성의 참정권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따갑습니다. SNS에는 '여성 정치참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글이 쏟아져 나오고, 일부 보수 단체는 여론 조사까지 동원해 여성의 참정권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보수단체 유튜브 영상 : 여성 투표 반대자의 54.2%는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면 집안일과 육아를 소홀히 할 것이라 대답했습니다.]

사우디에선 여성 운전이 금지돼 있어 남성이 데려다 주지 않으면 여성은 투표소에 가는 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

역사적인 참정권 부여에도 사우디 여성의 정치 참여는 높은 남성 우월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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