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파일럿이 카드 조회…'위험천만 조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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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내에서 판매하는 면세품 사 보셨죠. 그런데 대한항공 기내에서는 신용카드로 미화 500달러 넘게 구매를 하면 승무원이 카드를 들고 조종석으로 향합니다. 안전 운항에 집중해야 할 조종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항공 조종석 내부에 있는 통신장비입니다. 승무원이 면세품을 사려는 고객의 신용카드를 가져오면, 조종사들은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을 입력해 지상으로 보내고,

[전송하겠습니다.]

승인 메시지가 오면 이를 인쇄해 다시 승무원에게 알립니다.

기내 조종석에만 있는 통신 장비로 혹시 도난됐거나 복제된 카드가 아닌지 일일이 조회하고 있는 겁니다.

[조종사 A : 적으면 한 건, 많을 때는 7건, 8건 되는 경우도 있고요.]

[조종사 B : 조종사 둘이 들어가서 둘이 (교신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데, 한 사람이 들어서 한 사람이 실수하면 바로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으로 넘어가는 거죠.]

특히 착륙 시간이 다가올 때 조회 요청이 몰려 더 위험하다고 조종사들은 주장합니다.

[조종사 A : (한 동료는) 강하하는 도중에 그 요청이 와서 굉장히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하고요.]

대한항공은 불량 카드 사용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대한항공 홍보실 :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도록 항공기 도착 40분 전에 한해서 실시하고 있고요,]

하지만, 중국 칭다오나 일본 후쿠오카 같은 단거리 국제노선은 비행시간이 1시간 남짓이기 때문에 이륙 후 식사를 제공한 뒤 면세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 40분 전 조회 규정은 현실적으로 무용지물입니다. 

[김기식/새정치연합 의원 : 위험한 행위를 기내 물품판매를 위해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이점을 방치한 국토교통부나 국민안전처의 책임도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항공은 최근 단거리 노선의 경우 카드 조회를 생략 가능하다고 규정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안전을 최우선 고려해 비행 중 카드조회는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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