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 남겠다"…北 도발에 전방부대 장병 잇단 전역 연기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최전방부대의 경계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육군 병사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전역을 스스로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육군에 따르면 북한군이 포격 도발한 서부전선 일반전초(GOP) 부대인 육군 5사단에서 부분대장으로 복무하는 문정훈(24) 병장은 내일(25일) 전역 예정이지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문 병장은 "도발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우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부대 포병연대에서 근무하는 민홍기(23) 상병도 다음 달 2일 전역 예정이지만 연기를 결심했습니다.

최전선이 아닌 곳에서도 전역 연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서부전선 후방 5기갑여단 정동호(22) 병장과 김서휘(23) 병장, 김동희(24) 병장, 이종엽(23) 병장 등도 오늘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각각 예정된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65사단에서 분대장으로 근무하는 서상룡(24) 병장은 전역까지 2주 이상 남았지만 현 상황 탓에 일찌감치 전역 연기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서부전선과 인접한 중동부 전선 장병도 전역을 미룬 채 동료 전우와 함께 전선을 지키겠다고 나섰습니다.

강원 인제지역 육군 12사단 방공중대 방공작전통제관 김진철(27) 중사는 오는 31일 전역 예정이지만 이번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2010년 을지부대 신병교육대에 병사로 입대한 김 중사는 2011년 방공 병과 부사관 임관 후 사단사령부 작전처에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김 중사는 "지금은 비상 상황인 만큼 임무수행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전역 후 친구들과 계획한 여행은 잠시 미뤘다"고 강한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같은 사단 쌍용연대 소속 윤현우(24)·심재영(22)·김대민(23) 병장 역시 무기한 전역 연기를 부대 지휘관에게 건의했고, 예하 포병부대 소속 장재호(24)·장재석(23) 병장은 정기휴가 반납에 이어 전역도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일 전역 예정인 화천지역 육군 제7사단 독수리연대 소속 전문균(22)·주찬준(22) 병장은 전역기념여행을 취소하고 부대에 남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전역 다음날인 26일 먼저 전역한 선임 전우들과 함께 제주도행 항공권까지 예매했지만, 최전방 부대원으로서 동료와 함께 전선을 지키고자 과감하게 항공권을 포기했습니다.

양구지역 육군 21사단 포병부대 소속 정훈 중사는 전역 전 휴가와 오는 28일 예정된 전역을 미루고 북한군의 포격 도발에 대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1야전군 사령부 한 관계자는 "제1야전군 예하에만 어제 현재 30여 명이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며 "전선 병사들의 모범적 소식이 전해지자 정기휴가 중인 병사들도 소속부대로 속속 복귀하는 등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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