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북부 네이멍구 초원이 메뚜기 떼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메뚜기 떼가 휩쓸고 간 자리는 그야말로 폐허나 다름없는데요, 살충제를 뿌릴 일손마저 부족한 주민들은 메뚜기 천적인 닭까지 동원해서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임상범 특파원입니다.
<기자>
메뚜기떼가 들이닥치자 드넓은 푸른 초원은 온통 누런색이 됐습니다.
풀 한 포기에 메뚜기 수십 마리가 달라 붙어 있습니다.
메뚜기의 습격에 서울 면적의 스무 배가 넘는 목초지는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초원을 잃은 주민들은 막막할 따름입니다.
[아라거다이/네이멍구 주민 : 초원 훼손이 너무 심합니다. 양들이 먹어야 할 풀들이 다 없어져서 올겨울 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하루에 자기 몸무게만큼씩 먹어치우는 메뚜기는 1제곱미터당 최대 40마리나 발견되고 있습니다.
살충제를 뿌릴 일손이 부족한 주민들은 메뚜기의 천적인 닭까지 동원합니다.
이렇게 투입된 닭이 5만 마리가 넘습니다.
[우웬광/바오터우시 초원 관리인 : 1마리의 닭이 1헥타르 안의 메뚜기를 잡아먹을 수 있어요. 적어도 5만 헥타르의 초원을 지킬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메뚜기 번식에 유리한 고온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이마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이멍구 기상국은 최근 무분별한 개발로 초원이 파괴되면서 메뚜기떼의 습격이 잦아졌다며 환경의 역습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경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