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집트는 빈집이 770만 채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빈집이 넘쳐나도 극심한 빈부 격차와 경제난으로 서민들은 살 집이 없어 맨땅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카이로 정규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카이로의 한 공사현장 무허가 창고에 일용직 근로자 아메드 씨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물도 전기도 없는 비좁은 맨땅에서 세 식구가 먹고 잡니다.
[아부 아메드/카이로 무주택자 : 길에서 벽돌을 주워다 이걸 지었어요. 여름이면 쥐와 뱀이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정작 집은 넘쳐납니다.
창문도 달지 않은 빈집이 770만 채나 됩니다.
대부분 부유층이 투기 목적으로 짓거나 사들인 뒤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빈집으로 놔둔 겁니다.
[모하메드 이브라힘/다주택 소유자 : 아이가 15살이 되면 아이 이름으로 집을 사놓죠.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거든요.]
서민용 주거 대책은 발표만 될 뿐 실행은 되지 않습니다.
카이로 외곽의 주거단지, 2006년 이집트 정부는 이곳 부지를 1㎡당 우리 돈 40원에 건설업체에 넘겼습니다.
시세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입니다.
부지의 절반을 서민형 주택으로 채운다는 조건이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여의도의 4배나 되는 땅에 아파트와 고급 빌라만 들어찼습니다.
[무함마드 아와드/이집트 시민단체 : 정경유착의 단면입니다. 이 단지를 건설한 기업가는 당시 이집트 의회 의원이었습니다.]
이집트에서 무주택자가 50만 가구가 넘습니다.
빈집이 넘치는 데도 정작 서민들이 살 곳은 없는 현실은 부조리가 만연한 이집트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