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폭발물도 그냥 통과?…뻥 뚫린 美 공항 보안


동영상 표시하기

미국의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할 때 보안 검색은 매우 철저합니다.

예외 없이 신발을 벗어야 하는 것은 물론, 전신 엑스레이 검색도 거쳐야 합니다.

국내선 항공기가 테러에 희생된 9·11의 아픈 경험을 가진 미국인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주요 공항과 항공기는 안전한 것일까?

미 국토안보부 요원들은 최근 승객을 가장해 가짜 폭발물과 총기를 소지하고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놀랍게도 70번의 반입 시도에서 적발된 것은 겨우 3번뿐이었습니다.

특히 옷 속으로 등 뒤에 가짜 폭발물을 테이프로 부착했던 한 요원의 경우, 검색대에서 경보가 울려 별도의 몸수색까지 받았는데도 들키지 않고 통과했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시험 결과는 미 ABC 방송이 TSA의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차드/전직 미 교통안전국(TSA) 직원 : 70번의 반입 시도 중에 67번을 놓치다니 너무 놀랍습니다.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뉴욕 JFK 공항을 비롯해, 워싱턴, 시카고 등 이용자가 가장 많은 주요 공항 10여 곳이 시험 대상이었습니다.

9·11테러 이후 조직 확장을 거듭해온 미 TSA는 직원 수가 6만 2천 명, 1년에 무려 80억 달러, 9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쓰는 공룡 조직이 됐습니다.

테러 위협을 이유로 보안 강화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었는데 달라진 게 뭐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크리스/美 카토 연구소 : TSA는 지난 10년 동안 굉장히 관료적인 조직이 돼버렸습니다. 과거의 실수에서 배운 것이 없고 쓸모없는 업무와 장비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어요.]

이와 함께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매년 수많은 신분증을 분실하고 장기간 분실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미국 언론은 지난 2년 동안 애틀랜타 공항에서 1천400개, 샌디에이고 공항에선 270개의 직원 신분증이 분실됐다고 전했습니다.

제이 존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결국 지난 1일, TSA의 수장인 '카어웨이' 국장을 전격 경질했습니다.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주요 관문인 공항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월드리포트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