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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美 '살아있는' 탄저균 택배 배송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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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탄저균 배송 파문의 진원지는 유타주에 있는 미 육군 더그웨이 생화학병기시험소입니다.

치명적인 탄저균이 이곳에서 지난 4월 미국 내 연구소들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 배송됐습니다.

실험용 탄저균 표본을 완전히 비활성화시킨 상태에서 배포했어야 하는데 탄저균은 살아있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2008년 호주를 비롯해 캐나다에까지 생탄저균이 전달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로써 탄저균 배송 파문은 미국 내 12개 주와 한국, 호주, 캐나다에까지 확대됐습니다.

배송은 민간 물류업체인 '페덱스'를 통해 일반 소포들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소포에 탄저균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보내는 쪽과 받는 쪽 말고는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탄저균 소포를 받은 곳은 경기도 오산 미군 기지의 통합위협인식연구소입니다.

일명 '주피터(JUPITR)'로 불리는 생물학전 대응 계획을 세우고 운용하는 곳입니다.

연구소 실험 요원 22명은 탄저균이 비활성화된 것으로 알고 균을 살려내는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탄저균은 인체에 침입하면 혈액의 면역 세포를 손상시켜 쇼크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레오나드 콜/미 생물 테러 분석가 : 탄저균은 포자 형태로 땅속에서 수십 년 수백년간 생존할 수 있습니다. 단단한 껍질의 무생물 같은 것이 결국 독성을 띠며 활동하는 것입니다.]

치명적인 생물 무기나 테러 수단으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선 탄저균이 묻은 편지를 배달하거나 이를 뜯어본 22명이 감염돼 5명이 숨졌습니다.

더그우드 시험소에서 배송된 탄저균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메릴랜드 주의 한 민간 기업의 신고로 알려졌습니다.

CDC 질병통제센터는 즉각 탄저균 표본 이동 경로를 따라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우리 측에 공식 사과하고 전면적인 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주한미군 기지에 어떤 위험 물질이 반입되는지 미군 측이 통보해 주지 않으면 정부와 보건 당국이 알 길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탄저균 표본을 일반 소포처럼 취급해 데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거셉니다.

살아있는 탄저균과 같은 위험 물질이 어떤 경로로 오가는지조차 알 수 없는 지금과 같은 관행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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